알송 달송

“인류에게 남은 시간 7년. 지금 실천하자!”

황령산산지기 2020. 6. 20. 08:06

지금 추세면 7년 뒤 지구 온도 1.5℃ 높아져… 인류 생존 위해 행동할 때

 

아직 느껴지지 않나요? 숱한 기상 이변들, 우연일까요? 안타깝지만 우연이 아닙니다. 지구촌 대부분의 기후학자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지구를 되살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소리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 추세로 온실가스를 뿜어내면 7년 뒤, 지구 온도가 1.5℃ 높아집니다. 단순히 북극 빙하만 녹고, 북극곰만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인류의 물과 식량 부족이 다가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불과 25년 뒤엔 평균기온이 2℃가 오릅니다.

 

지금 추세일 때의 가정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 더 빨리 다가옵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이 지난해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우리나라도 역대 최대치인 7억t을 넘었습니다.

 

온실가스를 내뿜는 산업화와 인간의 활동은 지구를 점점 뜨겁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폭염, 대형 산불, 잦고 강한 태풍, 식량 위기 등이 점점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모두 인지하고 있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2℃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극단적 폭염에 노출되는 위험 인구가 4억2,000만 명이나 늘고, 물과 식량 부족으로 생존을 위협 받는 취약 계층은 4배가 늘어납니다. 해양 어획량 감소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육지 척추동물도 멸종 위험에 맞닥뜨립니다. 해수면은 4m 넘게 높아져 세계의 주요 연안 도시가 물에 잠겨 지도가 바뀌게 됩니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 7년은 과장이 아니라 자국 이기주의로 치닫는 지금의 세계정세와 온실가스 증가폭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기한인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지리산 구상나무들이 빠르게 죽어가는 것만으로 가슴 아파하기엔, 그 이면에서 거대한 비극이 덮쳐오고 있습니다.

 

우리 자녀와 손주의 미래를 지켜주세요!

 

월간<山>은 지난 51년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등산전문 매거진이었습니다. 허나 파멸로 치닫는 자연을 모른 척하고 ‘등산의 즐거움’만 얘기하는 건, 직무유기일 수 있다는 자기진단에 이르렀습니다. 매달 취재산행을 하는 월간<山> 기자들은 지난 20여 년간 피부로 급격한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제 월간<山>은 산을 넘어 자연과 우리 자녀·손주들의 미래를 살리기 위한 ‘생존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지구를 살리고, 자연을 살려 우리도 그 속에서 건강하게 살자’는 단순한 캠페인입니다. 산에 다니는 나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꾸자는 이야기입니다.

 

“나 한 명 변한다고 지구가 바뀌겠어”라고 안주하고 있기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특히 경제 논리만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행태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비닐·일회용품 같은 일상의 편리함을 누릴수록 아이들의 미래를 파멸로 끌고 가는 가속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청소년 500여 명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지구 온도 1.5℃ 상승 저지라는 국제적 목표 달성과 정부에 즉각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결석시위’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행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150여 개국 주요 도시에서 400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함께한 전 글로벌 환경 시위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민족사관고 이경록 학생은 “당장 내일이 없는 상황에서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나. 이것은 학교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2050년까지 지구 온도 1.5℃ 상승 저지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온실가스를 연간 18%씩 줄여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책임을 져야 하는 국회나 정부는 실질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는 지구가 보낸 백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세계 학자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같은 최악의 감염병도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은 자연을 파괴해 동물과 인간의 접촉을 증가시켰습니다. 환경파괴로 발생한 온도, 강수량, 습도 등의 변화는 병원균의 발달을 초래했습니다.

 

생명체는 공격을 받으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어하기 마련입니다. 지구는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인류를 소멸할 더 큰 바이러스와 재난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과학자들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평균 기온 2℃ 더 올라가면 인류 파멸이 예상된다고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지구 온도 1.5℃ 상승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월간<山>도 여기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예전 산악인들은 노산 이은상 선생의 ‘산악인의 선서’를 가슴에 품고 산을 올랐습니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는 선서는 이제 ‘산악인은 자연을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산악인부터 변해야 합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고, 2050년에는 순 제로 배출을 달성해야 지구 온도 1.5℃ 상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 자녀와 손주가 살 길은 ‘한강의 기적·새마을운동’ 같은 급격한 경제 성장이 아님을 인지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월간<山> ‘Do It Now!’ 운동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다음에는 너무 늦습니다. 지금 실천하세요!

 

글 신준범 기자 사진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