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어떻게 죽을 것인가

황령산산지기 2019. 6. 9. 17:24

閔在鏞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누구든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리고 실천하자고 생각해 보자.


    여기서 실천하자는 표현은 이를테면 일찌감치 연명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 형태로 만들어 두는 것과 같은 의사표시나 행동을 가리키는 것이다.

    셜리 케이건이 죽음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인용하는 작품이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 토이의 단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다.

     

    제정 러시아 시대 판사인 주인공이 우연히 당한 사고가 불치병이 되면서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죽음의 의미와 인간의 문제를 제시한 단편소설이다.

    톨스토이의 중단편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히는 명작이다.

    이반 일리치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법관이 되고 역시 좋은 집안 출신 여인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유복하게 살다가 어느 날 불치병에 걸리면서 죽어가게 된다.

     

    일리치는 그 과정에서 이 약을 먹으면 좋아진다거나, 조금만 지나면 나을 것이라는

    지인들의 가식적인 위로에 절망한다.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은 같이 가슴 아파하고 손을 잡아주는 모습이었다.

    고통 속에서 그가 발견한 위안은 어느 날 악몽 속에서 몸부림치다 깨어난 순간

    아들이 그의 손을 잡고 울고 있던 장면이다.


    대소변까지 받아 내며 병실을 지키던 하인의 말도 큰 위안이 됐다.

    그는 자신의 헌신적인 봉사를 고마워하는 주인에게

    "저도 어차피 이런 과정을 거쳐 죽을 텐데요" 하며 넉살을 섞어 대답한다.

    반면 일리치의 아내나 딸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딸은 고통 속에 죽어가는

    아버지 앞에서 "나는 어떻게 결혼을 하란 말이냐"라고 앙탈을 부린다.

    아내는 일리치의 변호사가 오자 남편이 사망한 후에 받을 연금이 얼마인지부터 문의한다.

    일리치는 이런 모습에 많이 실망하고 분노하지만 끝까지 슬퍼하지 만은 않고

    결국은 용서를 한다. 그리고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 지나온 삶을 정리한다. 


    병에 걸리기 이전의 삶이 사실은 내려가는 삶이었다고 말한다. "난, 내가 조금씩

    산을 내려오는 것도 모르고 산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고 믿고 있었던 거야.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산을 오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 발밑에서 진짜 삶은 멀어지고 있었던 거지"


    대신 그는 병석에 누워 죽어가는 나날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삶,

    올라가는 삶을 찾았다.

    -옮긴글-


       선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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