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화는 잠깐 지나가는 폭풍일 뿐 - 감정과 분리된 `내 존재`깨달아

황령산산지기 2019. 5. 12. 07:40

파라다이스

    




"화는 잠깐 지나가는 폭풍일 뿐" 
틱낫한 스님이 젊은이들에게 띄우는 편지<1> 


두려움·분노 등 격한 감정 일 땐 
모든 관심을 복부에 집중하라 
감정과 분리된 '내 존재'깨달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젊은이들일수록 더 그러합니다.
그럴 때는 이렇게 해 보세요. 아주 유익한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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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기분을 다스려야지. 감정을 다스려야지',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이제 가라앉았어'라고 혼자 말해 보십시오.
내면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반복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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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감정은 절망일 수도 있고, 두려움일 수도 있고, 화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격한 감정에 시달리면서도 그것을 다스리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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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행법을 잘 따르면, 여러분은 내면에 격한 감정이 솟는 것을 느낄 때
언제나 그 감정을 다스릴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여러분은 격한 감정에 자신을 내맡기면 곤란합니다.
그런 수행을 생활화하지 않는 사람은 격한 감정의 노예가 되고 희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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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은 집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합니다.
격한 감정은 내면에서, 여러분의 의식 깊은 곳에서 생겨납니다.
매 순간 항상 깨어 있을 수 있는 힘 또한 내면에서, 여러분의 의식 깊은 곳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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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여러분은 격한 감정이 일면 안정된 자세로 앉거나 드러누워 보세요.
그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모든 관심을 복부로 모아 보십시오.
왜 복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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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속에 서있는 나무를 보면서 초점을 나무의 꼭대기에 맞추면 여러분은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가는 나뭇가지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가 폭풍에 견디기 힘들겠구나 라는
인상을 받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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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초점을 나무 줄기에 둔다면 판단은 달라집니다.
나무가 튼튼하게 뿌리를 박고 있기 때문에 폭풍을 거뜬히 견뎌내겠다는 느낌을 받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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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나무이고, 여러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폭풍입니다.
폭풍에 대비하지 않으면 결국 날아가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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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에 대비한다는 것은 매 순간 정성을 다하는 호흡을 시작하고,
여러분의 관심을 뇌, 즉 사고의 수준에서 복부, 즉 배꼽 바로 밑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 부분은 나무로 치면 바로 줄기입니다. 뇌는 폭풍의 눈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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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행은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입니다.
나무 줄기에 피난처를 얻는 셈이니까요.
그렇게 피난처에 몸을 숨기면서 곰곰 따져보면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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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라는 존재의 극히 작은 부분이지요.
여러분은 감정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감정이란 한 순간 여러분에게 다가와서 잠시 머물다가 폭풍처럼 지나갈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여러분은 감정을 절대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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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젊은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몰라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통을 끝내는 유일한 길이 자신을 죽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서둘러 판단해 버립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몰라 자살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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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감정은 그저 감정일 뿐이야, 감정은 잠시 찾아와서 머물다가 곧 사라지는 거야
라는 생각만으로도 여러분은 쉽게 감정을 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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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격한 감정을 흘려보내고 나면 여러분은 매우 행복해질 것입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깨달은데 따르는 행복이지요.
또다시 격렬한 감정이 내면에서 일어나면 똑같이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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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배워보세요.
사랑에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꼭 있어야 합니다.
배려하는 마음 없이 어떻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배려한다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을 어떤 대상으로 집중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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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아이나 부인을 위해 시간을 내지 않으면서 자식 사랑, 아내 사랑 운운할 수 있습니까.
사랑은 어디까지나 마주보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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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열한살 소년을 알고 지냅니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어느날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 내일이 네 생일인데 갖고 싶은 게 뭐니? 아빠가 사 줄게"라고 말입니다.
이 말에 팀은 크게 실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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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팀은 아빠가 큰 부자여서 무엇이든 다 사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겐 단 한 가지를 빼고는 필요한 게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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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가지는 얻기가 참으로 힘든 것이었습니다.
바로 아빠의 얼굴을 보는 일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아빠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드문 데다 집에서 지낼 때마저도 마음을 다른 것에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몸만 집에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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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팀에게는 아빠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팀은 아빠에게 "저에겐 아빠가 필요해요. 다른 것은 필요없어요. 

아빠가 필요하단 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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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아빠는 자기 아들에게 아빠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정성을 다하여 호흡하고 차를 마시는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그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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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귀여운 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아들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맘속으로 "아들아, 이제 진정으로 너를 가까이하마"라고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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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수행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진정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불교의 선(禪)수행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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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낫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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