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태종 황제 때에 서울에 있는 절에 화재가 일어나서 대장경이
일시에 소실되어 잿더미가 되었다. 황제가 어떤 승려에게 물었다
“옛날에는 마등가와 축법란이 가지고 온 불경은 타지 아니하였는데
금일에는 수만권의 대장경이 도리어 다 타고 말았으니 어찌된 셈이냐?”
하니 승려가 대답하지 못했다.
어느 날 황제가 아침 정사를 파하고 승려의 발우를 손에 들고 앉아서
승상인 왕수에게 물었다.
“이 발우는 이미 대유령(大庾嶺)고개에서 들지 못하던 것인데 어찌하여 도리어
짐의 손에 들이고 있느냐?” 하니 승상 왕수가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 일찌기 마등 법사와 축법란이 사십이장경과 불도상을 모시고 와서
중국에 불교가 전파되니 도교를 신봉하는 도사들이 시기하여 불교와 도교와의
우열을 비교하여 보자고 황제에게 간청하여 불교와 도교의 경전을 태워서
타지 않는 것으로 결승을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수십권의 도교장서는 다 타버리고 한권밖에 없는 불경은
표지만 끄을리고 타지 않았다고 전한다.
또 육조혜능 대사가 행자시절에 오조홍인 대사의 심인(心印)을 얻고
그의 신표로 발우를 받아가지고 칠백대중의 시기를 피해 야반도피를 하여
구강을 건너서 대유령에 도착하였는데, 아침에 대중이 이 사실을 발견하고
발우를 빼앗아 오려고 각처로 달려갔다.
그 가운데 장군이라는 말을 듣는 혜명 스님이 대유령까지 추적하여 행자를 보고
말우를 내놓고 가라 하니 행자가 발우를 석상에 놓고 은신하였는데,
혜명이 아무리 힘을 다하여 들려고 해도 들리지를 아니하였다.
혜능 행자가 보고 그 발우는 이심전심의 믿음을 표한 것인데 힘으로 빼앗으려고
하느냐 하니. 혜명이 감복하고 말하되,
“나는 행자의 법을 받으러 온 것이지 발우를 위하여 온 것이 아닙니다.” 하였다.
그리고 법문을 해달라고 하였다. 이 때에 행자가 말하되.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또한 생각하지 말라!(不思善不思惡)
어떤 것이 상좌 그대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이냐?”
고 하였더니 혜명이 깨쳤다고 전해온 말이다.
태종이 이러한 두 사실을 들어서 승려와 왕수의 경지를 시험하여 보려고 한 것이다.
- 오등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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