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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자의 반항

황령산산지기 2018. 11. 4. 09:28

반항정신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오랜 세월 구축된 이상향이라도 그 모든 것들에 대해 깨어있어야 하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세뇌화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자각과 이해에 따라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포기이다.

 

고대 중국의 진정한 반항아였던 노자-그는 고타마 붓다나 마하비라보다 더 진정한 의미의 반항아였다. 그는 세상 속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싸웠기 때문이다-는 도피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빛 삼아 투쟁하며 살았다. 그는 매우 지혜로웠기 때문에 황제가 그를 총리대신으로 삼고자 초청했을 정도였다. 노자는 황제의 제의를 단박에 거절했다.

우리가 어떤 일에 있어서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신의 제의를 거절해야겠습니다. 당신은 선조들이 부여한 이상향에 따라 살고 있지만, 나는 내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완강했다. 무슨 문제가 생길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노자가 궁정에 들어선 첫 날, 한 도둑이 불려왔다. 그는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집을 도둑질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그는 자신의 범죄를 인정했다. 노자는 부자와 도둑 모두에게 각각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부자가 말했다.

뭐라고요? 도둑을 맞은 희생자는 저인데 제가 왜 처벌을 받아야 하나요? 당신 혹시 미친 것 아닙니까? 돈을 가진 사람이 도둑을 맞았는데 처벌을 받은 일은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노자가 대답했다.

사실 그대는 도둑보다 더 긴 징역형을 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그대에게 큰 자비를 베푼 것이다. 그대는 도시의 모든 돈을 긁어모았기 때문이다. 그대는 돈이 하늘에서 뿌려진다고 생각하는가? 도둑이 생겨날 정도로 이들을 가난하게 만든 장본인은 누구인가? 바로 그대에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도둑질에 대한 나의 공통적인 판결이 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그대의 죄는 더욱 크지만, 그에 비하면 저 도둑의 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가 가난해진 것에 대한 책임이 그대에게 있다. 만약 그가 그대의 금고에서 약간만 훔쳤다면 그것은 큰 죄도 아니다. 그 돈은 그대가 착취한 수많은 가난한 자들의 것이다. 그대는 더 큰 부자가 되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가난해졌다.

부자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완전히 미친 게 분명하다.

그가 말했다.

황제를 직접 만나고 싶소.

그는 엄청난 부자였기 때문에 황제도 그에게서 돈을 빌리곤 했다. 그가 황제에게 이 모든 일을 말했다.

이 사람을 궁정에서 몰아내지 않는다면, 황제도 나처럼 되고 말 것입니다. 당신의 모든 부귀는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내가 범죄자라면, 당신은 훨씬 더 큰 범죄자입니다.

황제는 이 상황의 핵심을 파악했다. 그가 노자에게 말했다.

우리가 똑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당신의 말이 옳았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일을 그만두셔도 좋습니다.

 

노자는 진정한 반항아였다. 그는 사회 안에 살면서 그 안에서 투쟁했다. 진정으로 반항적인 사람은 노자가 생각했던 방식대로만 생각할 수 있다. 그가 한 것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었다. 수많은 판례들과 법전들이 있었다. 그는 법전과 판례들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는 자기 자신, 그 상황만을 바라보았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것인가? 과연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과도하게 부유한 사람들이야말로 분명히 진짜 범죄자이다.

반항아는 사회가 강요하는 이상향, 도덕성, 종교, 철학, 의례 의식, 미신 따위를 모두 포기한다. 그러나 그 사회 자체만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겁쟁이가 아니며 전사이다.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싸워야 하고, 다른 반항아들이 따르도록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세상에 관한 한... 세상과 사회는 동일한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소위 종교인들이 사회와 세상 모두를 포기했었다. 반항아는 사회와 그 이상향들에 반대하여 싸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상을 사랑할 것이다. 세상, 즉 존재계는 바로 우리의 삶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삶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모든 종교들은 삶에 반대하고 삶을 부정해왔다.

반항아는 삶을 긍정해야 한다. 그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모든 가치들을 가져올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세상이다. 우리는 그 일부분이고, 세상 역시 우리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그것을 포기하고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 세상은 시장바닥에도 있고 히말라야의 동굴에도 있다.

세상이 그대에게 자양분을 주고 있으므로 세상 역시 자양분을 얻어야 한다. 세상은 생명의 원천이기 때문에 존중을 받아야 한다. 그대에게 흘러들어가는 모든 달콤한 과즙과 그대에게 일어나는 모든 기쁨과 축복은 바로 존재계로부터 나온다. 세상으로부터 달아나기보다 그 안으로 더 깊게 들어가야 한다. 자신의 뿌리를 생명과 사랑과 웃음의 원천에 더 깊게 내려 보내야 한다. 춤을 추며 축복해야 한다.

축복은 그대를 존재계로 더 가까이 데려간다. 존재계는 끊없는 축복이기 때문이다. 그대의 기쁨, 지복, 침묵은 별과 창공의 침묵을 가져다줄 것이다. 존재계와의 평화는 존재계가 품고 있는 모든 신비를 향한 문을 열어줄 것이다. 이것 말고 깨달음에 도달할 다른 방법은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 반항아는 존재계를 존중할 것이며, 남성, 여성, 나무, 산, 별 등 모든 유형의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을 가질 것이다. 반항아는 모든 종류의 생명을 깊게 존중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의 감사함, 그의 기도, 그의 종교, 그의 혁명이 될 것이다.

반항아가 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종류의 삶,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삶이 시작됨을 의미하며, 새로운 인류, 새로운 인간new man의 시발점을 뜻한다.

나는 전 세계 사람들이 반항적이 되기를 바란다. 바로 그러한 반항을 통해서만 우리의 잠재성이 활짝 피어나고 우리의 향기가 사방에 뿜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수세기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억압된 개인으로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거의 유일하게 가장 억압된 동물이다. 심지어 새들도 인간보다 더 자유롭고 자연스러우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간다. 태양이 떠오르면 나무마다 두드리며 일어나, 아침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새들이 잠을 자는 둥지마다 쫓아다니며 노래를 불러라, 노래를 부를 시간이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태양이 스스로 떠오르듯이 꽃들은 저절로 꽃잎을 피워낸다. 그리고 새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내려진 명령이 아니라 기쁨과 지복으로 넘쳐나는 본능적인 필연성으로 그러는 것이다.


오쇼의 <네멋대로 살아라> 중에서

출처 : 불교미술이야기
글쓴이 : 델리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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