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스크랩] 그녀의 바다

황령산산지기 2017. 4. 23. 12:12



그녀의 바다    -홍종흡-


그녀가 바닷가에서 운다

일 년에 한번

초여름날에 찾아와 운다

마지막 소원대로

바닷물에 뿌려주었기에


차라리 양지바른 곳에

사발 엎어놓은 듯

단정하게 묻어주었으면

그리움이 쌓일 때마다

찾아가 안고 울어 볼 텐데


파도가 밀려와 볼멘소리로

당신 발 씻어줄까-

눈물자국 씻어줄까~?

되돌아 밀려가며

너울너울 따라오란다


정말 따라가고 싶은 그녀

모든 설움 남겨둔 채 가려는데

파도 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아이의 작은 울음소리

엄~마-!


아이의 눈물이 아른거려

끝내 파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돌아서는 그녀

조개껍질을 몇 개 주워

바닷물에 씻는다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출처 : 시인의 파라다이스
글쓴이 : 홍종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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