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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향수(Nostalgia)" 소고.....우메보시(梅干)와 함께

황령산산지기 2017. 2. 26. 06:27

"향수(Nostalgia)" 소고.....우메보시(梅干)와 함께

 

  

 

두어 달 전에 일본 출장간 친구가 사다 준 우메보시(梅干)를 아끼고 아껴 마치 자린고비 꽁보리 밥 먹듯 하다 일본에서 자라던 옛 시절이 생각나서 "향수(nostalgia)"를 애써 따져 본다

 

짜고 새큼하고~ 생각만해도 양미간이 찌프려지며 어금니 안쪽에 절로 침이 괴는 그 맛이 썩 좋을 수도 없는 우메보시의 맛~

바로 이 맛이 옛날 어렷을 때의 감성을 그대로 일깨워 주는 것 같아서 내가 좋아 하는 일본 음식 중의 대표라 할 수 있기에 말이다.

 

내가 태어 난 그 곳이 향수라는 말로 표현되는 고향이라 말하기에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기에 말이다.

향수라는 낱말이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의미는 결코 수구초심같은 의미 보다는 젊었을 때의 아쉽디 아쉬운 가슴 싸한 젊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옛날 이골이 나게 먹은 우메보시(梅干)

도연명이 그의 귀거래사에서

"어찌 감히 대자연의 섭리에 순하지 않고 어찌 황망스럽고 경박한 마음으로 또 무엇을 탐한단 말인가?" 고 스스로 노탐(老貪)을 나무라는 대목이 있다.

 

툭하면 늙으면 죽어야한다고 투덜대고 고령화되어가는 세태를 보며 죽지 못해 오래사는 꼬락서니를 보면서도 은근히 무병장수를 과시하며 이를 자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고 종로 약방거리나 제기동 약령시장이 노인네들의 열기에 흥청대는 모습이 결코 황혼에 짙어지는 당꺼미와는 영 거리가 멀다.

 

수구초심(首丘初心)에 고향 그리는 모습과도 다르고 가슴 싸한 향수에 눈물 젖는 모습과도 다르다.

 

 

한가로히 남녁 하늘 바라 보며 고향그리는 마음보다 차라리 연고 따라 자식 따라 몰려든 도시 속에서 차비 안받는 지하철 찾이하고 앙칼진 목소리 높여가며 하루를 즐김이 훨씬 득이 되는 지금인데 굳이 살다 보면 드리닥치는 죽는 날 따위야 알바 아니다.

 

풍진 세상이 하도 어렵다 보니 어머니 품이 그리워 수구초심을 생각하는지 향수에 황혼이 가슴 쓰리게 

아쉬워지는지 모르고 갈수록 허약해지는 삶의 고달픔에 연기처럼 피어 오르는 향수일는지도 모른다.  

 

갈 곳 많고 할 일 많은 이에게는 향수(nostalgia)는 사치스런 탄식일 수도 있다. 

풍진세상을 살다 쳐지는 겁쟁이의 변명일 수도 있다. 

 

휘몰아 치는 비바람에 안간 힘 쓰다가 고비를 넘기자 몰려드는 고요함에 문득 떠 오르는 고향의 권속을 생각하는 안타까움 뿐이랴

 

석양의 황혼속에  피어나는 고향의 그리움이 향수라 일컬어지지만 천방지축 내 달리다가 생각나는 향수가

향수라고 어설피 말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가진 자의 사치일 것만 같아서 하는 말이지만~

 

지금을 사는 이들에게는 고향그리는 "향수"란 없다.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 사는 고향 떠난 이들에게는 꾀죄죄한 고향을 그리는 자는 없다.

망향의 이산가족에게는 망향의 그리움보다는 아마도 이승을 떠났을 보모형제의 애틋한 그리움이 전부다.

 

철이 들수록 나이가 무겁게 들수록 생각 나는 "향수"는 하루 하루가 사라지는 젊음의 흔적이다.

옛 노래를 "고향의 봄"을 들으면서 불으면서 울상짓는 마음은 젊었을 쩍의 "봄"을 노래 함이요 망향을 미쳐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다행이도  아직도 덜 늙은 나와 쓸어질듯한 초가 오두막이 아닌 양식 집에 사는 이유 때문이다.

 

갓 열린 밀 서리맛에 어렸을  때를 생각하고 참외 수박을 대하면 뜬금없이 건넛 집 영감님네 참외밭 서리하던 그때를 생각하며 새삼 지금의 나이를 느끼기 시작할 무렵에 가서야 아쉽게 생각나는 고향의 물레방아가 아니라 옛 날 옛 쩍의 그리움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그러기에 나는 젊음을 못 느끼는 젊은이들에게 가는 세월을 아쉬어 말고 젊음이라는 자산을 항상 선용하기를 권하면서 아끼는 후배에게 잘 하는 말이어서 다시 돠새겨 본다. 

 

 

             Nostalgia/Raymaond Pauls

 

- 글 / 日 光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日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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