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命賦 / 추산령
落霞與孤鶩齊飛(낙하여고목제비)
秋水共長天一色(추수공장천일색)
<떨어져 나오는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가지런히 날고,
가을 물은 긴 하늘과 색깔이 똑 같더라>
등왕각(滕王閣) 서문을 쓴 왕발(王勃)의 시다.
글이 좋아 곁에 두고 자주 보곤 했는데,
그런데 이 시를 읽으면 왠지 쓸쓸하고 처량한 느낌이 든다.
왜일까? 나만의 느낌일까?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한시에 조예가 깊은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단명시(短命詩)란다.
글을 보고 그 사람의 수명을 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그러하면 그 사람은 단명(短命)한다는 설명이다.
소월(素月)의 시가 그렇단다.
흥미 있는 이야기였다.
韻鷄鳴上墻(운계명상장)
<닭이 울면서 담 위에 올라갔다>
이 글은 장원급제 잔치 끝에 죽는다는 글이란다.
韻鷄上墻鳴(운계상장명)
<닭이 담 위에 올라가 울었다>
이 글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 호령한다는 뜻이니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글이라는 것이다.
같은 글인데 약간의 배열차이로 일찍 죽을 수도,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니,
글 쓰는 사람은 잘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말도 그런 것이 많다.
늘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그의 말대로 그렇게 되는 예를
자주 보아왔다.
말이 씨가 된다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천재시인 왕발(王勃)도 20대의 나이에 요절(夭折)했다.
우리가 늘 하는 말이나 글에
신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들어주는 사람이나 읽어주는 고마운 분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말과 글이면 좋겠다.
덕(德)있는 말 한마디, 글자 한 자가 당신의 찢어진 가슴을
달래줄 수도 있지 않을까.
좋은 말이나 글에 인색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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