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또 비통!!!

[스크랩] 단명부

황령산산지기 2016. 11. 20. 09:29

短命賦 / 추산령

 

落霞與孤鶩齊飛(낙하여고목제비)

秋水共長天一色(추수공장천일색)

 

<떨어져 나오는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가지런히 날고,

가을 물은 긴 하늘과 색깔이 똑 같더라>

 

등왕각(滕王閣) 서문을 쓴 왕발(王勃)의 시다.

글이 좋아 곁에 두고 자주 보곤 했는데,

 

그런데 이 시를 읽으면 왠지 쓸쓸하고 처량한 느낌이 든다.

왜일까? 나만의 느낌일까?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한시에 조예가 깊은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단명시(短命詩)란다.

 

글을 보고 그 사람의 수명을 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그러하면 그 사람은 단명(短命)한다는 설명이다.

소월(素月)의 시가 그렇단다.

 

흥미 있는 이야기였다.

 

韻鷄鳴上墻(운계명상장)

<닭이 울면서 담 위에 올라갔다>

이 글은 장원급제 잔치 끝에 죽는다는 글이란다.

 

韻鷄上墻鳴(운계상장명)

<닭이 담 위에 올라가 울었다>

이 글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 호령한다는 뜻이니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글이라는 것이다.

 

같은 글인데 약간의 배열차이로 일찍 죽을 수도, 부귀영화를

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니,

글 쓰는 사람은 잘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말도 그런 것이 많다.

늘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그의 말대로 그렇게 되는 예를

자주 보아왔다.

말이 씨가 된다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천재시인 왕발(王勃)20대의 나이에 요절(夭折)했다.

 

우리가 늘 하는 말이나 글에

신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들어주는 사람이나 읽어주는 고마운 분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말과 글이면 좋겠다.

 

()있는 말 한마디, 글자 한 자가 당신의 찢어진 가슴을

달래줄 수도 있지 않을까.

 

좋은 말이나 글에 인색하지 말아야지.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추산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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