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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드라망

황령산산지기 2016. 2. 22. 12:37

 

인드라망은 불교의 연기법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입니다.

인드라(Indra)는 본래 인도의 수많은 신 가운데 하나로 한역하여 제석천(帝釋天)이라고 합니다. 신력(神力)이 특히 뛰어나 부처님 전생 때부터 그 수행의 장에 출현하며 수행을 외호(外護)하는 신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제석천의 궁전에는 장엄한 무수한 구슬로 만들어진 그물(=인드라망)이 있다고 합니다.

 

제석천 궁전에는 투명한 구슬그물(인드라망)이 드리워져 있다.

그물코마다의 투명구슬에는 우주삼라만상이 휘황찬란하게 투영된다.

삼라만상이 투영된 구슬들은 서로서로 다른 구슬들에 투영된다.

이 구슬은 저 구슬에 투영되고 저 구슬은 이 구슬에 투영된다.

작은 구슬은 큰 구슬에 투영되고 큰 구슬은 작은 구슬에 투영된다.

동쪽 구슬은 서쪽 구슬에 투영되고 서쪽 구슬은 동쪽 구슬에 투영된다.

남쪽 구슬은 북쪽 구슬에 투영되고 북쪽 구슬은 남쪽 구슬에 투영된다.

위의 구슬은 아래 구슬에 투영되고 아래 구슬은 위의 구슬에 투영된다.

정신의 구슬은 물질의 구슬에 투영되고 물질의 구슬은 정신의 구슬에 투영된다.

인간의 구슬은 자연의 구슬에 투영되고 자연의 구슬은 인간의 구슬에 투영된다.

시간의 구슬은 공간의 구슬에 투영되고 공간의 구슬은 시간의 구슬에 투영된다.

동시에 겹겹으로 서로서로 투영되고 서로서로 투영을 받아들인다.

총체적으로 무궁무진하게 투영이 이루어진다

 

불교의 연기법, 연기적 세계관은 바로 이와 같습니다.
이 세상 모든 법이 하나하나 별개의 구슬같이 아름다운 소질을 갖고 있으면서 그 개체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결코 그 하나가 다른 것들과 떨어져 전혀 다른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것 모두와 저 구슬들처럼 서로서로 그 빛을 주고 받으며 뗄레야 뗄 수 없는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연기법의 진리를 화엄경에서는 화장세계품(華藏世界品)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인드라망이라는 비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물눈 하나하나의 그 모든 구슬들이 이중삼중으로 빛을 반영하고 있는 장엄한 광경을 중중무진(重重無盡)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지극한 마음으로 바치는 예불문에 나오는 ‘제망찰해'(帝網刹海)’는 법계(法界)요 바로 인드라망생명공동체입니다.

세계는 본래부터 한몸 한생명의 인드라망생명공동체입니다.

 

자! 지금부터 인드라망의 구슬을 가지고 명상을 해보세요.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나인가. 너는 너인가.

                                                                                                                         -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홈피에서

 

 

 

                    

                               인다라의 구슬

                                                                    박노해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 한다.(화엄경)

 

작은 연어 한 마리도 한 생을 돌아오면서 안답니다

작은 철새 한 마리도 창공을 넘어오면서 안답니다

지구가 끝도 없이 크고 무한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한 바퀴 크게 돌고 보면 이리도 작고 여린

푸른 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 마을 저편에서 그대가 울면 내가 웁니다

누군가 등불 켜면 내 앞길도 훤해집니다

내가 많이 갖고 쓰면 저리 굶주려 쓰러지고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납니다

 

인생이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참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때는 씩씩했는데, 자신만만했는데,

내가 이리 작아져 보잘 것 없습니다

아닙니다

내가 작은 게 아니라 큰 세상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관계 그물이 이다지도 복잡 미묘하고 광대한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도 인생도 나도

생동하는 우주 그물에 이어진 작으나 큰 존재입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주 기운으로 태어나 우주만큼 소중한 한 생명.

한 인간이 먼저, 내가 먼저입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내 한 몸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교육받아온

'개인 없는 우리'에서

자유롭게 독립하여 주체작인 개인들의 연대-

'개인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화 시대'라고 합니다

세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가

구슬처럼 빛나는 개개인을 하나로 엮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다라의 구슬처럼

지구 마을의 큰 울림을 만들어가는 주체입니다

 

새해 찬물로 얼굴 씻고 서툰 붓글씨로 내 마음에 씁니다

오늘부터 내가 먼저!

 

내가 먼저 인사하기

내가 먼저 달라지기

내가 먼저 정직하기

내가 먼저 실행하기

내가 먼저 벽 허물기

내가 먼저 돕고 살기

내가 먼저 손 내밀기

내가 먼저 연대하기

무조건 내가 먼저

속아도 내가 먼저

말없이 내가 먼저

끝까지 내가 먼저 

출처 : 한결 나은 세상을 위하여
글쓴이 : 비추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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