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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익조라는 새가 있다

황령산산지기 2015. 3. 17. 14:41


      비익조(比翼鳥)라는 새가 있다 암컷 수컷이 모두 날개와 눈이 하나씩밖에 없어, 홀로는 날지 못하고 오직 둘이 짝지어야만 날아갈 수 있다는 전설 속의 새이다. 비익조처럼 날개가 한쪽만 있어선 안 된다. 화창한 인생의 봄날을 맞이하며 서로 열정적인 눈빛에 일상의 때묻어 뵈는 삶조차 다 파묻어도 좋을 사랑, 내 사랑. 그러나 나는 말하노니, 사랑 때문에 한쪽 날개를 꺾어선 안 된다. - 박범신 -------------------------------------- <서니 생각> 외눈박이 나라에서는 양눈을 가진 이가 비정상으로 비쳐진다 한 나그네가 외눈박이 나라에 들렀다가, 사람들 모두가 외눈인지라 스스로 한쪽 눈을 찔러 외눈박이가 되었다는 우화(寓話)는 무엇이 정상인지를 모르는 사람의 비극이다 외눈이 온전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에야, 다음과 같은 사랑詩도 가능하리라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詩 속의 ‘외눈박이 물고기’는 당나라 노조린(盧照隣)의 詩에 나오는 전설의 물고기 비목어(比目魚)를 가리킨다 태어날 때부터 눈 하나를 잃은 물고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처럼 한쪽 눈이 없는 물고기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는 전설이다 둘이 하나를 이뤄야 비로소 온전해지니, 곧 <참된 사랑>을 비유한다 또한, 이와 비슷한 비익조(比翼鳥) 이야기가 전해온다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라 짝을 이뤄야만 날 수가 있다고 하는 상상의 새다 ‘비익조’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백거이(白居易)의 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적 없는 깊은 밤 은밀한 약속 (야반무인사어시 夜半無人私語時)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천원작비익조 在天願作比翼鳥)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재지원위연리지 在地願爲連理枝)” 연리지(連理枝)는 두 나무가 엉켜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니 비목어, 비익조, 연리지는 결국 한 의미(意味)의 세 단어라 하겠다 그러나, 박범신 작가는 사랑 때문에 한쪽 날개를 꺾어선 안 된다고 한다 사랑의 본말이 전도(顚倒)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리라 즉, 사랑은 무위이화(無爲而化)처럼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일부러 억지로 갖다 붙이며 만드는 건 아니기에...... - 희선,



      "Still Walking" Opening Music



출처 : 그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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