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마음처럼
/법정스님
우리가 무언가에 싫증을 낸다는 것은
만족을 못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처음 가졌던
나름대로 소중한 느낌들을
쉽게 잊어가기 때문이죠...
내가 왜 이 물건을 사게 됐던가?
내가 왜 이 사람을 만나게 됐던가?
내가 왜 그런 다짐을 했던가?
하나 둘 곱씹어 생각하다 보면
그 처음의 좋은 느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생각은 변화합니다.
늘 같을 순 없죠.
악기와도 같아요.
그 변화의 현 위에서 각자의 상념을 연주할지라도
현을 이루는 악기자체에 소홀하면
좋은 음악을 연주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늘 변화를 꿈꾸지만
사소한 무관심,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이따금 불협화음을 연주하게 되지요.
현인들은 말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언제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가까이 있다"
그런 것 같아요.
행복은
결코 누군가에 의해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눈을 새롭게 뜨고 주위를 바라보세요.
늘 사용하는 구형 휴대폰,
어느새 손에 익은 볼펜 한 자루,
잠들어 있는 가족들
그리고 나를 기억하는 친구들,
사랑했던 사람, 지금 사랑하는 사람.
먼저
소중한 느낌을 가지려 해 보세요.
먼저 그 마음을 되살리고
주위를 돌아보세요.
당신은 소중한데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속상해 하지 마세요.
우리가 소중하게 떠올렸던 그 마음.
그들로 인해 잠시나마 가졌던 그 마음.
볼펜을 종이에 긁적이며 고르던 그 마음.
처음 휴대폰을 들구 만지작거리던 그 마음.
그 마음을 가졌었던 때를 떠올리며
엷은 미소를 짓는 자신을 찾을 줄 아는
멋진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선물해요.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해요.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선물해요.
오늘 옷
참 잘 어울려요
먼저 웃으며 인사해요.
안녕
너 참 예뻐 라고
Giovanni Marradi / Try To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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