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리비도의 장난

황령산산지기 2014. 12. 27. 08:36

 
 

‘꿈의 해석’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나는 30년간 여자의 마음을 해석하려 애썼다. 그러나 아직 그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여자는 무엇을 구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물었다.

일생을 사는 동안 사람은 함께 할 짝을 추구한다. 그 집착하는 정신적 사랑을 프로이트는 ‘리비도’라고 설명했다. 아기들은 어머니에게서 ‘리비도’를 찾고, 일곱살쯤 되면 친구들에게 ‘리비도’를 옮긴다. 일곱살만 되면 리비도를 빼앗긴 데 대한 어머니의 질투가 미운 일곱살을 만든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되면 리비도가 이성으로 옮아가고, 그 리비도가 부부를 결실시킨다. 부부가 살다 권태기에 이르면 자녀에게로 리비도가 옮아가고 자녀가 장성하면 손자에게 옮는다.  늙어서 손자마저도 리비도를 거부하면 할 수 없이 노부부끼리 등을 긁어주며 리비도를 되씹는다. 이 리비도의 주기가 걸맞지 않으면 첩을 얻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애완동물에 빠지는 등 변칙적으로 리비도의 공백을 메우려든다. 이것이 그렇고 그런 사람의 일생이다. 

늙어서 할멈이 죽으면 수년안에 할아범이 따라죽는 비율이 높다는 것도 리비도의 결핍증후군으로 보면 된다. 이 증후군은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냥꾼이 북극곰의 아내 곰을 쏴 죽이면 남편 곰은 사별한 암놈에의 리비도를 가눌 길이 없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절식을 한다고 한다.
리비도는 나무에도 있다. 은행나무에는 암수가 있어 플라토닉 러브로 열매를 맺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나무가 푹풍에 쓰러져 죽거나 베어져 사라지면 맞바라보고 있던 수나무에 단풍이 빨리 들고 반점이 생겨 시들어간다는 관찰보고가 있다. 

21세때 전신이 마비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아 몇 년밖에 더 못살 것이라 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70회 생일(8일)을 맞은 천문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요즘 주로 무엇에 대해 생각하며 지내느냐”는 질문에 “여자다. 그들은 완벽한 미스터리”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최고 과학자인 스티븐 호킹이지만 두번의 이혼을 경험한 그에게 여자는 우주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30년간 여자의 마음을 해석하려 했으나 그 답을 얻지 못했다는 프로이트나 마찬가지다. 모두가 리비도의 장난이라 해야할까.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