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이미 철지난 글이지만 8대통령을 배출한다는 두꺼비석아래의 8개의 특징 있는 암석을 중심으로 읽어보기 바란다.
2008년에 임기가 끝나는 노무현 대통령은 정확히 대통령제하의 8번째 대통령임을 알고 읽으면 '그날이 오면'에서 벌어지는 후천개벽 상황 전개의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 감이 잡힌다. (윤보선은 실권자였던 장면 내각제하의 대통령이므로 공식적인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북악산의 제왕석과 역대 대통령들의 운명
청와대의 주산인 북악산 8부 능선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박혀 있는 8개의 제왕석. 청와대 주인이었던 역대 대통령 8명의 운명을 예견하고 있다.
청와대의 주산인 북악산은 암산이다. 특히 밖으로 튀어나온 암석이 많다. 북악산 바위를 세밀하게 관찰하면, 두꺼비바위(삿갓바위) 밑으로 8개의 특징 있는 암석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1 참조> 이는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청와대 그림을 보고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왜 두꺼비바위를 기준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대목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일부 지관들 사이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바는, 그 8개의 암석은 청와대의 주인공이 8명임을 상징한다고 한다. 8명의 대통령만이 현 청와대 터에 기거한다는 다분히 숙명적인 풍수결정론이 담겨 있다. 그런데 그 8개 암석의 형상이 청와대를 사용했던 역대 8명의 대통령의 운명과 거의 일치한다.
제왕석 풍수를 풀이하기에 앞서, 이런 논리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의도가 전혀 없으며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8개 제왕석의 위치상 순서는 북악산 8부 능선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늘어서 있다.
이를 역대 대통령에 견주면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등 8명의 청와대 주인공에 해당시킬 수 있다.
8개 제왕석의 크기를 보자. 세번째 제왕석이 제일 크고, 그 다음이 첫번째이며, 다섯번째가 그 다음을 잇는다. 그리고 여섯번째, 일곱번째, 여덟번째는 비슷하며 네번째 제왕석의 크기가 제일 작다. 이는 다분히 인위적인 의미를 부여시키는 감이 없지 않지만, 공교롭게도 역대 대통령의 집권 기간과 일치한다.
제일 오래 집권한 청와대의 세번째 주인인 박정희, 그 다음 장기 집권자인 첫번째 주인 이승만, 그리고 집권 기간이 같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 그리고 네번째로 청와대에 들어가 청와대에 머무른 기간이 가장 짧았던 최규하 대통령….
모양새로도 그렇다. 제왕석이 툭 튀어나올수록 위엄과 권위를 겸비한 주인공이며, 평평할수록 민의를 수렴하는 평민의식이 강한 주인공을 상징한다고 가정하면 8개 제왕석의 형상은 역대 8명의 대통령 운명을 예시하는 듯하다.
8개의 제왕석 중 세번째 제왕석이 가장 튀어나왔는데, 이는 권위와 독재와 치적이 가장 앞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제왕석에 해당한다. 원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다섯번째 제왕석이 가장 튀어나왔으나 언젠가 태풍때 이 바위가 갈라져 반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권을 잡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역사의 궤적과 상통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덟번째 청와대의 주인공이 된 김대중 대통령에 해당하는 여덟번째 제왕석은 가장 평평한데, 제왕석 풍수의 논리로 따진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역대 8명의 청와대 주인 중에서 평민의식이 가장 높은 대통령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제왕석 풍수로 풀어본 다른 대통령들의 운명은 필자의 장편소설 '문’에 자세하게 묘사돼 있으므로 지면의 제약상 여기서는 생략한다.
그런데 청와대를 거쳐 간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는 왜 좋지 않을까. 누구든 대통령이 되면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 원인들은 많겠지만, 필자는 청와대 본관의 방위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이는 청와대 구 본관과 현 본관으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청와대 본관이 신축되기 전, 그러니까 구 청와대 본관을 사용했던 역대 대통령은 이승만·윤보선·박정희·전두환 대통령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의 말로가 별로 좋지 않게 평가되는 것은 풍수학적으로 보면 예견된 일로 보인다.
청와대 구 본관은 일제 조선총독부의 총독 관저였다. 이 관저 터를 잡을 때 일제는 당시 이름난 지관들을 불러 점지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애국심이 살아 있었던 그 지관들은 총독의 관저(청와대 구본관) 터를 일부러 명혈에서 빗겨난 곳에 잡았다고 한다. 실제로 청와대 구 본관 자리에 가 보면 그 터가 북악의 용맥(산줄기)에서 벗어난 곳임을 알 수 있다. 명혈 배후지에 산소나 집터를 잡으면 망지나 다름없다는 풍수 속설을 적용하면, 총독 관저를 사용한 주인들의 말로는 비극으로 끝날 운명이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곳을 거쳐간 분들의 말로는 모두 좋지 않았다. 그때 총대를 멘 분이 조풍수라는 설도 있지만 필자는 확인할 수 없었다.
풍수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못내 아쉬운 대목은, 이승만 대통령이 청와대(당시 경무대)에 들어갔을 때 뜻있는 풍수들이 경무대를 옮겨야 한다고 여러 차례 진정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건의를 비서실에서 묵살했다고 한다. 풍수를 미신이라고 낮잡아 보고 묵살했는지, 다른 속뜻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지금 되새겨 봐도 매우 안타깝다.
여기서 풍수학을 연구하는 후학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 있다. 조풍수든 다른 지관이든 그 살벌했던 일제 치하에서 총독 관저 터를 명혈에서 빗겨선 곳에 점지한 일은 목숨을 걸고 한 구국의 사명이었을 것이다. 이런 참풍수 정신은 후대까지 영원히 계승되어야 하는데 요새 풍수를 좀 본다고 소문나면 대개 패철값부터 먼저 흥정(?)하니, 새삼 과거의 올곧았던 풍수가들에게 머리가 숙여진다.
그렇다면 현재의 청와대를 사용했던 노태우·김영삼 대통령 두 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야 할 텐데 왜 그렇지 않은지 궁금할 것이다. 필자는 현재의 청와대 본관의 방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현재 청와대 본관은 남향으로 앉아 있다. 그러나 청와대 본관은 남향이 아니라 남서향으로 앉혀야 자연의 순리에 부응한다고 본다. 청와대의 주산인 북악산과 조산인 백운대가 마주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방위가 남서향이며, 청와대 아래의 산자락이 산진처(山盡處)로 흘러가는 방위가 남서향이다. 조산과 주산이 서로 고개를 숙이면 주산 아래는 왕지(王地)가 되며, 왕지에 들어선 주 건물은 조산이 고개를 숙이는 방위대로 좌향을 잡는 것이 풍수상의 순리다. 그런데 청와대 본관은 용맥의 흐름과 어긋나게 정남향으로 앉아 있다. 방위를 중시하는 풍수에서는 자연에 순응하지 않을 때는 역살(逆殺)이 따른다고 본다. <사진2 참조>
또 다른 관심사는 이번 대선에서 대권을 잡을 대통령과 청와대의 운명 관계다. 최근 일부 후보들은 당선되면 청와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필자는 소설 '문’의 소재를 취재하던 4년여 전부터 이미 아홉번째로 대통령이 되는 다음 대통령은 북악산으로 들어오지 않을 운명을 타고났다고 확신했다.
그 근거 역시 제왕석이다. 제왕석의 숫자가 8개뿐이기도 하지만, 제왕석의 석색(石色)이 다음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석색은 흰색에 가까울수록 기가 강하다. 북악산의 암석은 원래 흰색에 가까운 살아있는 바위였다고 한다. 석색의 흰 기운이 너무 강해 살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상당수의 문서는 북악산을 백악(白岳)으로 적고 있는데, 북악산 바위의 석색이 흰색이어서 그렇게 불렀을 것으로 필자는 추론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바위의 색이 우중충하고 거무스름하게 변했다. 한마디로 '죽은 바위’가 돼 버렸다는 것이다. 산성비를 비롯한 공해 때문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지기가 쇠락한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 풍수 용어인 '박환’(薄換)을 연구하다 보면 석색은 땅기운의 바로미터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선 왕조는 왜 북악산 밑에 궁궐을 잡았을까. 왕조 시대에는 왕의 권위가 강할수록 왕조의 기반이 튼튼할 것으로 봤고, 강한 왕조를 유지하기 위해 백성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높은 곳에 궁궐을 앉혔을 것으로 추론된다. 따라서 현 청와대 터는 권위와 위엄을 바탕으로 왕이 백성 위에 군림하는 왕조 시대의 왕의 집무처로는 맞을지 몰라도, 국민과 대통령이 평등한 관계인 오늘날 대통령의 집무처로는 맞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다음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긴다면 어느 곳이 타당할까.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성남에 있는 세종연구소를 추천했는데 필자도 최교수의 주장에 동감한다. 무엇보다 이전 비용을 비롯한 경제적 부담을 적게 하는 것이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대통령의 집무처로도 무난한 터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통령은 인위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쌓으려 하면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킨다. 무난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심 없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면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왕조 시대의 왕처럼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려 하거나 만백성이 주인인 이 나라를 마치 자신의 전유물쯤으로 여기면 반드시 민의의 충살을 받게 된다.
죽어 버린 두꺼비바위(삿갓바위)
청와대의 풍수를 논할 때 두꺼비바위(일명 삿갓바위)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두꺼비바위는 겸재 정선의 산수화에도 자주 등장한다고, 화가이면서 풍수에 관심이 많은 홍성담 선생은 밝히고 있다.
모양이 삿갓과 비슷하다고 해서 '삿갓바위’로 불리지만 원래 바른 이름은 '두꺼비바위’임이 필자의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두꺼비바위는 정도전이 풍수 비보책(裨補策)으로 만든 인공 바위라는 증언도 청와대 사료에 밝은 분으로부터 직접 들은 바 있다.
청와대의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의 기가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보다 워낙 강해, 인왕산의 억센 기를 누르려고 원래 있던 바위 위에 다른 바위를 올려 두꺼비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풀이였다.
그렇다면 두꺼비바위는 무엇을 보하자는 것일까. 그 위치를 가만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두꺼비바위는 인왕산의 치마바위보다 높은 고도인 북악산 오른쪽(청룡맥 방향) 정상 바로 밑을 택해 치마바위를 마주보고 있도록 앉혔다. <사진3 참조> 인왕산을 대표하는 상징물인 ‘치마바위’는 여자가 치마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청와대 본관에서 바로 보인다.
이 두꺼비바위는 대통령의 부인과 연관된다. 조선 왕조때 경복궁으로 도읍을 옮긴 뒤 외척 세력이 기세를 떨쳤다. 또한 청와대를 사용했던 역대 영부인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엄청났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인왕산 치마바위의 강한 기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풍수 시각에서 본 풀이다.
치마바위의 기를 누르기 위해 정도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두꺼비바위의 석색은 언제부터인가 누렇게 퇴색되어 죽은 바위가 돼 버렸다. 비보책의 효험이 실제로 나타나는가 하는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두꺼비바위의 효험은 다 떨어진 셈이다. 다음 대통령이 청와대를 집무처로 계속 사용한다면 그 부인의 치맛바람은 역대 어느 영부인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필자는 풍수적 관점에서 감히 예단한다.
청와대는 청소년 수련원으로 졔격
'청와대에서 살고 싶어 대통령에 도전할 야망을 가졌었다.'
한 정치인이 필자에게 비친 속내였다. 필자도 그 말에 일부 동감한다. 청와대 경내에 들어가 보면 한결같이 놀랄 것이다. 그야말로 신선이 노는 곳에 온 듯한 환상에 젖을 정도로 주변의 자연 환경과 인공 환경이 뛰어나다. 별천지가 바로 이런 곳이구나 하는 착각을 할 정도다.
이런 수려한 환경 때문에 청와대를 옮기겠다고 마음먹은 대통령들도 정작 청와대에서 며칠 묵다 보면 차마 의지를 관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위인이라도 자연 앞에서는 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소유욕이 유달리 강한 한국인들의 정서상 더욱 그럴 수 있다.
만약 다음 대통령이 청와대를 집무처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역사박물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영빈관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대안도 일부 보도를 통해 접한 바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다르다.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바로 국민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특히 지금 있는 건물과 시설들은 이 나라 미래의 기둥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수련원으로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청와대의 주산인 북악은 꽃봉오리가 맺힌 듯한 형국으로 땅기운이 매우 강한 곳이다. 일부 풍수학자들은 이를 모란이 반쯤 피어난 모란반개형(牡丹半開形) 명당으로 칭한다. 요즈음 정신적으로 나약해지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며칠씩 이런 곳에서 생활하면서 강한 땅기운을 받고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게 한다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우는 데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이보다 더 값지게 이용될 자산이 어디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