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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아니다.

황령산산지기 2022. 2. 27. 15:45
깨달음을 추구하는 가운데
도대체 무엇을 깨닫겠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면서
오직 무언가 저너머의 피안을 향하여 달려가기만 하는 미망속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하나의 감로수가 모든 생명을 싹틔우나
생노병사의 땟목을 타고 각자의 인연에 따라 살아갑니다.
그런데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무엇을 찾겠다는 것일까요?
마음의 편안함, 신비한 체험 ...?

방편으로 생노병사를 이야기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신묘한 경지를 이야기하나
그러한 것은 핵심이 아닐 것입니다.
진정한 발심(發心)은 세상의 실상을 그리워하는 마음입니다.

무미건조할 때나 기쁠 때나 힘들 때나..
그 속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들뜨거나 아프거나 하더라도..
그것과는 상관없는 우주의 실상.

수행을 하던 말던 여러가지 이치를 알던 모르던
마음이 좁던 넓던 불행하던 행복하던 비열하던 사랑스럽던
그것과는 상관없는 우주의 실상.

이것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느 때나 분명해야
비로소 깨달을 자격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공화상[誌公和尙] 불이송[不二松]
 
 



[1] 菩提煩惱不二 : 보리와 번뇌는 둘이 아니다


衆生不解修道 便欲斷除煩惱 : 중생은 도 닦는 것을 알지 않고 번뇌를 끊으려고만 하나


煩惱本來空寂 將道更欲覓道 : 번뇌는 본래 비고 고요한데 도로써 다시 도를 찾으려하는도다.


一念之心卽是 何須別處尋討 : 한 생각 마음이 즉 그것인데 어찌하여 따로이 찾아헤매이는고.


大道皎在目前 迷倒愚人不了 : 대도는 바로 눈 앞에 있거늘 미혹하고 어리석은 자는 깨닫지 못하네.


佛性天眞自然 亦無因緣修造 : 불성은 저절로 그러한 참이거늘 인연도 아니요 닦아서 만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


不識三毒虛假 妄執浮沈生老 : 삼독이 헛된 거짓임을 알지 못하고 허망함에 집착하여 생로병사에 빠져 떠다니네.


昔時迷日爲脫 今日始覺非早 : 예전 미혹했을 때가 해탈이었는데 오늘 비로소 깨달으니 이른 것이 아니라네.


* 삼독이 헛된 거짓이라는 표현은 '삼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헛된 거짓이라는 뜻입니다. 다음 장의 게송을 보면 '삼독은 본래 그대로 해탈이니 삼독을 버리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나옵니다. 그래서 삼독이 헛된 거짓이라고 할 때의 의미는 '삼독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헛된 거짓이다'라고 이해를 해야 뜻이 통하게 됩니다.






[2] 持犯不二 : 지킴과 범함이 둘이 아니다


丈夫運用無碍 不爲戒律所制 : 장부는 운용함에 걸림이 없으니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持犯本自無生 愚人被他禁繫 : 지키는 것과 범하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인데 어리석은 이들은 거기에 매이는구나!


智者造作皆空 聲聞觸途爲滯 : 지혜로운 자는 짓는 일이 모두 공하나 성문은 하는 일 마다 막힌다.


大士肉眼圓通 二乘天眼有翳 : 보살의 육안(肉眼)은 원만하게 통해있지만 이승의 천안(天眼)에는 가리운 것이 있으니


空中妄執有無 不達色心無碍 : 공한 중에 허망하게 있음과 없음에 집착하고 물질과 마음에는 서로 막힘이 없음을 요달하지 못하네.


菩薩與俗同居 淸淨曾無染世 : 보살은 세속에 함께 살아도 청정하여 속세에 물듦이 없으니


愚人貪着涅槃 智者生死實際 : 어리석은 사람은 열반을 탐내며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생사가 곧 그대로 구경(究竟)이라.


法性空無言說 緣起略爲玆偈 : 법성은 공하여 말이 끊어졌고 연기로 이 게송을 간략하게 짓게되니


百歲無知小兒 小兒有智百歲 : 백살이라도 지혜가 없으면 어린 아이요 어린 아이라도 지혜가 있으면 백살이라.






[3] 佛與衆生不二 :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다


衆生與佛無殊 大智不異於愚 : 부처와 중생은 서로 끊어진 자리가 아니요 큰 지혜와 어리석음도 서로 다르지 않네.


何須向外求寶 身田自有明珠 : 어찌하여 밖으로 보배를 구하려고만 하는가! 몸의 밭에 스스로 밝은 보주가 있건만.


正道邪道不二 了知凡聖同途 : 바른 도와 그릇된 도가 다름이 아니요 범부와 성인이 같은 길임을 명백히 알아라.


迷悟本無差別 涅槃生死一如 : 미혹과 깨달음은 본래 차별이 없으니 열반과 생사가 같음이라.


究竟攀緣空寂 惟求意想淸虛 : 구경에는 인연에 응하는 모든 것 텅 비고 고요한데도, 오직 의식으로 생각하여 깨끗하고 빈 것을 찾는구나.


無有一法可得 翛然自入無爲 : 한 법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자유자재히 스스로 무위에 들도다.



 

[4] 理事不二 : 이치와 현상이 둘이 아니다


心王自在?然 法性本無十纏 : 마음 바탕은 저절로 걸림없이 자유자재하며 법성은 본래 열(十) 번뇌가 없다.


一切無非佛事 何須攝念坐禪 : 일체가 부처님 일 아님이 없는데 어찌하여 생각을 거두어 들이기를 기다려 좌선만 하고 있는가!


妄想本來空寂 不用斷除攀緣 : 망상이 본래 공적한 곳이니 마음의 작용을 애써 끊으려거나 없애려 힘쓰지 마라.


智者無心可得 自然無諍無喧 : 지혜로운 사람은 얻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니 저절로 다툼도 시끄러움도 없으리라.


不識無爲大道 何時得證幽玄 : 무위의 큰 도를 모르고 언제 깊고 현묘한 이치를 증득하리요.


佛與衆生一種 衆生卽是世尊 : 부처와 중생이 한 씨앗이며 중생이 곧 세존이나


凡夫妄生分別 無中執有迷奔 : 범부는 망상으로 분별하여 없음 속에서 있음에 집착하여 미혹에 바쁘다.


了達貪瞋空寂 何處不是眞門 : 탐욕과 성냄이 공적한 줄 요달한다면 어느 곳이 진문(眞門)이 아니겠는가!






[5] 靜亂不二 : 고요와 어지러움은 둘이 아니다


聲聞猒喧求靜 猶如弃麵求餅 : 성문은 시끄러움을 피하고 고요함을 구하니 밀가루를 버리고 떡을 구함과 같다.


餅卽從來是麵 造作隨人百變 : 떡은 밀가루에서 왔으나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달라지고


煩惱卽是菩提 無心卽是無境 : 번뇌가 곧 보리이며 마음이 없으면 경계가 없구나.
 
生死不異涅槃 貪嗔如?如影 : 생사가 열반과 다르지 않고 탐욕과 성냄은 아지랑이와 그림자와도 같다.



智者無心求佛 愚人向外馳騁 : 지혜로운 자는 부처를 구하려는 마음이 없으나 어리석은 자는 밖으로 바삐 찾아 헤매네.


徒勞空過一生 不見如來妙頂 : 공연히 수고로이 일생을 헛되이 보내니 여래의 묘한 정수리를 보지 못하리라.


了達婬怒性空 鑊湯鑢炭自冷  음욕과 노한 성품이 공한 줄 안다면 확탕지옥이 저절로 식으리라.






[6] 善惡不二 : 선과 악은 둘이 아니다


我自身心快樂 修然無善無惡 : 내 몸과 마음이 유쾌하고 즐거우니 선도 없고 악도 없음으로 저절로 다스려지니


法身自在無方 觸目無非正覺 : 법신은 자재하여 어디에도 없고 눈길 닿는 곳 모두가 정각이 아닌 곳이 없고


六塵本來空寂 凡夫妄生執着 : 육진은 본래 텅비어 고요하건만 범부가 망령되이 집착을 하는구나.


涅槃生死平等 四海阿誰厚薄 : 열반과 생사는 평등할 뿐 사방의 바다에(온 세상) 어떤 것이 과하고 부족함이 있겠으며


無爲大道自然 不用將心晝度 : 무위는 대도라 저절로 그러하게 있으니 어찌 마음을 쓸 필요가 있을 손가!


菩薩散誕靈通 所作常含妙覺 : 보살은 흩어지고 태어남 없이 영통하여 짓는 일 마다 묘각을 머금고 있는데


聲聞執法坐禪 如蠶吐絲自縛 : 성문은 법에 집착하여 좌선을 하니 누에가 실을 토해 스스로 묶이는 것과 같다.


法性本來圓明 病愈何須執藥 : 법성은 본래 원만하고 밝으니 병이 나았는데 어찌하여 약에만 집착하는가!


了知諸法平等 ?然淸虛快樂 : 모든 법이 평등한 줄 꿰뚫어 안다면 자유자재하고 맑고 텅 비어서 유쾌하고 즐겁다.






[ 7 ] 色空不二 : 색과 공은 둘이 아니다


法性本無靑黃 衆生謾造文章 : 법성은 본래 푸르거나 노란 것도 아닌데 중생이 다만 문장을 지어서


吾我說他止觀 自意擾擾顚狂 : 아집으로 남에게 지(止)와 관(觀)을 말하지만, 스스로 뜻을 지어 시끄럽고 어지럽게 미쳐 날뛰니


不識圓通妙理 何時得會眞常 : 원만하게 통한 묘한 이치를 모르고 언제 참되고 항상한 뜻을 얻으리요!


自病不能治療 却敎他人藥方 : 자신의 병도 고치지 못하면서 남에게 약을 처방해 주고 있으니


外看將爲是善 心內猶若?狼 : 겉으로는 착한 듯이 보이나 안으로는 마음이 늑대나 이리와 같다.


愚人畏其地獄 智者不異天堂 : 어리석은 사람은 지옥을 두려워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천당과 다르지 않으니


對境心常不起 擧足皆是道場 : 경계를 만나도 마음이 항상하여 일어나지 않고 가는 곳 마다 바로 도량이로다.


佛與衆生不二 衆生自作分張 :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데 중생이 스스로 나누어 어그러뜨리는구나!


若欲除却三毒 迢迢不離災殃 : 삼독을 제거하려한다면 재앙을 벗어나기 멀기만 하리.


智者知心是佛 愚人樂往西方 : 지혜로운 자는 마음이 곧 부처인 줄 알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서방정토에 가기를 좋아한다.






[ 8 ] 生死不二 : 생과 사가 둘이 아니다


世間諸法如幻 生死猶若雷電 : 세상의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고 삶과 죽음도 천둥 번개와 같다.


法身自在圓通 出入山河無間 : 법신은 자재하고 원만히 통하여 산과 강을 출입함에 틈이 없구나.


顚倒妄想本空 般若無迷無亂 : 뒤 바뀌고 망령된 생각이 본래 공하니 반야는 미혹도 어지러움도 없으며


三毒本自解脫 何須攝念禪觀 : 삼독도 본래 그대로 해탈인데 무엇 때문에 생각을 거두어 선관(禪觀)을 행하나?


只爲愚人不了 從他戒律決斷 : 단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위한 것인데, 계율을 따라 결단한다.


不識寂滅眞如 何時得登彼岸 : 적멸의 진여를 알지 못하고 언제 피안에 이를 것인가!


智者無惡可斷 運用隨心合散 :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야할 악도 없으며 자재로이 운용하여 마음을 따라 합하고 흩게 하는도다.


法性本來空寂 不爲生死所絆 : 법성은 본래 공적하고 생사의 얽매임을 삼지 않으니


若欲斷除煩惱 此是無明癡漢 : 번뇌를 끊고 없애려고 한다면 이가 바로 무명에 어리석은 자라.


煩惱卽是菩提 何用別求禪觀 : 번뇌는 곧 보리이니 어찌 선관(禪觀)을 구할 필요가 있을 것인가


實際無佛無魔 心體無形無斷 : 마음의 진실한 구경에는 부처도 없고 마구니도 없으며 마음의 본체에는 형상도 없으며 끊을 것도 없어라.






[ 9 ] 斷常不二 : 끊어짐과 영원함이 둘이 아니다


* 단견 : 세상만사가 무상하듯 사람도 한번 죽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져 공무(空無)로 돌아간다는 그릇된 견해


* 상견 : 세계나 모든 존재, 인간의 자아가 실재로 영원히 존재한다고 고집하는 그릇된 견해


丈夫運用堂堂 逍遙自在無妨 : 대장부는 당당하게 부리어 쓸 줄 알며 자재롭고 걸림없이 노닌다.


一切不能爲害 堅固猶若金剛 : 일체 능히 해치지 못하고 금강과 같이 견고하니


不着二邊中道 ?然非斷非常 : 두 끝이나 중도에도 집착함도 없고 얽매임 없으니 끊어짐도 아니요 항상함도 아니라.


五欲貪瞋是佛 地獄不異天堂 : 오욕과 탐과 성냄이 곧 부처이니 지옥과 천당이 다르지 않거늘


愚人妄生分別 流浪生死猖狂 : 어리석은 자는 망상으로 분별을 내고 삶과 죽음을 흘러 다니며 어지럽게 미쳐 날뛰네.


智者達色無碍 聲聞無不恛惶 : 지혜로운 자는 현상(色)에도 걸림없이 달해있으나 성문(聲聞)은 혼란스럽게 헤매고 있다.


法性本無瑕? 衆生妄執靑黃 : 법성은 본래 조금의 허물이나 가림이 없으니 중생이 망령되이 집착하여 푸르다, 노랗다 하네.


如來引接迷愚 或說地獄天堂 : 여래는 미혹하고 어리석은 자를 가르치고 인도하기 위해 간혹 지옥과 천당을 설하신 것일 뿐


彌勒身中自有 何須別處思量 : 몸에 미륵이 저절로 있는데 어찌 다른 곳이 있어 생각하고 헤아릴 수 있겠는가!


?却眞如佛像 此人卽是顚狂 : 진실한 그대로의 부처의 모습을 버리는 이런 사람이 잘못되어 미친 것이로되


聲聞心中不了 唯只?逐言章 : 성문은 마음을 요달하지 못하고 오직 말과 글만 좇는구나.


言章本非眞道 轉加鬪諍剛强 : 말과 글은 본래 진실한 도가 아니며 싸움만 더욱 거세게 만든다.


心裏蚖蛇蝮蝎 螫著便卽遭傷 : 마음 속에 살모사와 독사가 있으니, 쏘는 즉시 상처를 입으리.


不解文中取義 何時得會眞常 : 글 속의 뜻을 취하여 알 수 없으면 어느 때에 항상한 진리를 알 수 있으리요.


死入無間地獄 神識枉受?殃 : 죽음 후에 무간지옥에 들어가 정신과 의식이 재앙을 받게 되리라.






[ 10 ] 眞俗不二 : 참과 속됨이 둘이 아니다


法師說法極好 心中不離煩惱 : 법사의 설법은 지극히 좋은데 마음은 번뇌를 떠나지 않아


口談文字化他 轉更增他生老 : 입으로 문자를 말하여 교화하려하나 다시금 그의 생로만 더할 뿐이라.


眞妄本來不二 凡夫?妄覓道 : 참됨과 망령됨이 본래 둘이 아닌데 범부는 망령됨을 버리고 도만 찾으려는구나.


四衆雲集聽講 高座論議浩浩 : 사부대중 모여 법문을 들으려 하나 높은 자리에선 논의가 끝이 없으니


南座北座相爭 四衆爲言爲好 : 남쪽 자리 북쪽 자리 서로 다투고 사부대중은 좋다고 떠든다.


雖然口談甘露 心裏尋常枯燥 : 비록 입으로는 감로로 말하나 마음은 언제나 바싹 메말라 있을 뿐


自己元無一錢 日夜數他珍寶 : 자기에게 돈이 한 푼 없으나 낮밤으로 남의 보물만 세고 있으니


恰似無智愚人 棄卻眞金擔草 : 마치 지혜없는 어리석은 사람이 진짜 금을 버리고 지푸라기를 짊어지는 것 같네.


心中三毒不捨 未審何時得道 : 마음 속 삼독을 버리지 않으니 어느 때에 도를 얻을지 알지 못하누나.






[ 11 ] 解縛不二 : 해탈과 속박은 둘이 아니다


律師持律自縛 自縛亦能縛他 : 율사는 계율을 지키며 스스로 속박하니 스스로 속박하면서도 남도 속박하네.


外作威儀恬靜 心內恰似洪波 : 밖으로는 편안하고 고요한 듯 움직이지만 안으로는 마치 큰파도와 같다.


不駕生死船筏 如何度得愛河 : 생사의 나룻배를 타지 않고 어찌 애욕의 강을 건널 수 있으리요.


不解眞宗正理 邪見言辭繁多 : 참 종지의 바른 이치를 몰라서 소견은 잘못되고 말은 더욱 많아지네.


有二比丘犯律 便却往問優波 : 두 비구가 율을 범하고서 우바리 존자를 찾아 물으니


優波依律說罪 轉增比丘網羅 : 우바리 존자가 율에 의해 그 죄를 설하자 오히려 전도되어 그 비구들은 더욱 죄에 갇히게 되었네.


方丈室中居士 維摩便卽來呵 : 방장실의 유마거사가 와서 바로 꾸짖었고


優波默然無對 淨名說法無過 : 우바리는 입을 다물고서 대답을 못하니 유마거사의 설법은 잘못됨이 없음이라.


而彼戒性如空 不在內外娑婆 : 계의 성품이 공함이므로 안이나 밖이나 사바에도 있지 않으니

勸除生滅不肯 忽悟還同釋迦 : 권하노니 생멸을 제거하는 것을 긍정치 말라 문득 석가와 같은 깨달음이 올것이다.







[ 12 ] 境照不二 : 경계와 비춤이 둘이 아니다


禪師體離無明 煩惱從何處生 : 선사의 체(體)는 무명을 여의었으니 번뇌가 어느 곳에 있겠는가!


地獄天堂一相 涅槃生死空名 : 지옥과 천당은 한 가지 모습이요 열반과 생사도 비었으니


亦無貪瞋可斷 亦無佛道可成 : 끊어야할 탐진치도 없고 이루어야할 불도도 없나니


衆生與佛平等 自然聖智惺惺 : 중생과 부처가 평등하여 그대로 성스러운 지혜는 또렷또렷하구나!


不爲六塵所染 句句獨契無生 : 육진에 물들지 않고 굽이굽이 홀로 무생(無生)에 계합되고


正覺一念玄解 三世坦然皆平 : 바른 깨달음에는 한 생각에 현묘한 뜻이 있으니,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고르게 평등하다.

非法非律自制 翛然眞入圓成 : 법에도 매이지 않고 율에도 매이지 않고 스스로 주관하니, 자재하고 진실하게 원만한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간다.



絶此四句百非 如空無作無爲 : 사구(四句)와 백비(百非)를 끊으면 지어냄도 없고 의지함도 없는 공(空)과 같으리.


* 사구(四句) : 사구분별(四句分別) - 존재에 관한 네 가지 분류법. 사물의 존재방식을 나누는 네 종류의 범주. 有 (있다) 無 (없다) 亦有亦無 (있으면서 없다) 非有非無(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 백비(百非) : 수 많은 부정(否定). 사구(四句)를 근본으로 세워지는 비(非)의 범주. 또는 고정된 견해를 깨기 위해 끝없이 부정을거듭해가는 일. 영원한 부정.







[ 13 ] 運用無碍 : 운용에는 걸림이 없다


我今滔滔自在 不羨公王卿宰 : 나 지금 넓고 넓게 자재하여 왕공도 재상도 부럽지 않네.


四時猶若金剛 苦樂心常不改 : 사계절이 금강과 같고 괴로움과 즐거움도 마음이 항상하니 변함이 없다.


法寶喩於須彌 智慧廣於江海 : 법보는 능히 수미산 같고 지혜는 능히 넓은 강과 바다같으니


不爲八風所牽 亦無精進懈怠 : 팔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이끌리지도 않고 정진도 없고 게으름도 없다.


任性浮沈若顚 散誕從橫自在 : 성품에 맡기니 뜨고 가라앉음도 마치 정수리에 있는 것과 같고 흩어지고 태어남도 종횡으로 자유롭다.


莫遮刀劒臨頭 我自安然不采 : 칼날이 목을 겨누어도 나 스스로 편안하고 태연하여 움직임도 있을손가!










[ 14 ] 迷悟不二 : 미혹과 깨달음은 둘이 아니다


迷時以空爲色 悟卽以色爲空 : 헤맬 때에는 공(空)을 색(色)이라 여기지만, 깨달은 때에는 색을 공이라 한다.


迷悟本無差 色空究竟還同 : 헤맴과 깨달음이 본래 다름이 없으며, 색과 공이 결국 같은 것이다.


愚人喚南作北 智者達無西東 : 어리석은 사람은 남쪽을 부르며 북쪽이라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동쪽과 서쪽이 없음에 통해있다.

欲覓如來妙理 常在一念之中 : 여래의 묘한 이치를 찾고자 하는가? 늘 한 생각 가운데 있도다.


陽焰本非其水 渴鹿狂趁怱怱 : 아지랑이는 본래 물이 아닌데, 목마른 사슴은 미친 듯이 쫓느라 바쁘고 바쁘다.


自身虛假不實 將空更欲覓空 :  스스로가 헛된 가짜에 의지하니, 공(空)을 가지고 다시 공을 찾고자 한다.


世人迷倒至甚 如犬吠雷哄哄 : 세상 사람들은 헤매고 뒤집힘이 지극히 심하여, 개짖는 소리가 우레와 같이 떠들석하고 떠들석하다.

 
 


 

         펌: 명상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