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감김치까지 수출.. 세계가 반한 '건강한 단맛'

황령산산지기 2021. 11. 7. 06:46

 

지난 20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빗돌배기마을의 다감농원. 2만1500㎡(약 6500평) 농원이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주황빛 단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나무로 가득했다. 수령이 30년에서 80년에 이르는 것으로, 700여 그루에 달했다. 옥승국(38) 빗돌배기마을 사무장은 “1936년 단감 농사를 시작해 친환경 농법으로 4대째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교육장과 체험장을 갖추고 농촌 교육과 체험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동남아 등 10국에서 연평균 3만명이 농원을 찾는다고 했다.


지난 20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다감농원에서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씨알 굵은 단감 수확이 한창이다.

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물 빠짐 좋은 토질을 갖춘 창원 일대 과수원은 단감 재배의 최적지로 꼽힌다.

단감 재배 면적과 생산량 전국 1위의 비결이다. /김동환 기자

 

이날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있는 북창원농협 단감 선별장은

올해 첫 출하를 앞둔 단감 선별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근 농가 130곳에서 막 수확한 단감이 쏟아져 들어왔다.

크고 작은 단감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며 무게에 따라 7단계로 분류돼 10㎏짜리 상자에 포장됐다.

단감 수확 철인 가을에만 문을 여는 선별장에선 한 해 평균 1200t의 단감을 처리한다.


창원은 전국에서 생산하는 단감의 3분의 1이 나는 ‘단감 1번지’다.

단감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전국 1위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창원의 단감 재배 면적은 1953ha로,

전국 재배 면적(9108ha)의 21%에 달한다.

 

지난해 생산량은 3만8140t으로, 전국 생산량(10만4000t)의 36%를 차지했다.

창원 내 단감 농가 2656곳의 작년 매출은 579억원을 기록했다.


◇100여 년 전 단감 재배 시작한 창원


단감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유입됐다. 인근 김해시 진영읍과 원조 논쟁이 있긴 하지만,

두 지역이 지척에 있는 만큼 경남 창원과

김해 접경 지역 일대에서 국내 단감 재배가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본다.

 

창원시에 따르면, 1910년대 일본인들이 창원 북면 연동마을 야산을 개간하고,

단감 대표 품종 중 하나인 ‘부유’종을 심어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 창원 지역 단감 품종 90% 이상이 100여 년 전 처음 재배된 것과 같은 부유종이다.


창원시 의창구 북창원농협 선별장에서 올해 첫 출하를 앞둔 단감을 무게에 따라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동환 기자

 

창원에서 단감 재배가 활발한 것은 환경적 요인이 컸다.

연평균 기온이 13.7도로 온난하고, 연간 일조량이 2050시간 정도로 풍부하다.

분지형 지형이라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낙동강을 따라 형성돼 토양이 비옥하다.

특히 산지에 자리 잡은 과수원은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좋은 토질을 갖춰 단감 재배에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주재용 과수담당은

“사과의 평균 당도가 13브릭스 이상인데, 창원 단감은 평균 13~16브릭스 수준”이라고 말했다.


창원은 최근 세계 각국으로 단감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과 싱가포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등에 나간 물량이 1210t이다.

지난 16일에는 10㎏짜리 800여 상자를 홍콩으로 선적했다.

 

김선민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해외 거래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최근 단감 종주국인 일본과 서유럽 국가인 독일,

네덜란드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마공원에 전용서체까지...국내 단감 메카로


창원은 2015년 전국 최초의 ‘단감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생산 기반 조성과 유통·가공 분야 육성, 관광 체험 연계 등 사업에 543여억원을 투입했다.

창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비 공모 사업인

‘과실 전문 생산단지 기반 조성사업’에서 4년 연속 대상지로 선정됐다.

 

낙동강 물을 대형 저수조에 담아 개별 농가에 공급하는 시설을 설치해 가뭄과 폭염에 대비하는 사업이다.
지역 식품업체와 함께 가공 상품을 개발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단감이 들어간 젤리, 김치, 불고기 양념 소스, 초고추장, 빵, 국수, 음료, 아침 대용식 등 11종을 선보였다.

 

최근 홈쇼핑을 통해 소개된 단감김치는 지난 8일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김민진 ㈜다경 대표는 “단감에서 나오는 건강하고 상큼한 단맛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단감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창원단감테마공원(4만9000㎡)은 창원 단감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가족 단위 관광객이 농업을 체험하고 휴식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곳은 농촌 자원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창원은 최근 ‘창원 단감 아삭체’를 개발해 디자인 출원과 등록을 마쳤다.

둥글둥글하고 단단한 단감의 특징을 글꼴로 표현했다.

창원시는 단감 아삭체를 특산품 포장재와 관광 안내문, 간판 등에 적용할 방침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창원은 명실상부한 단감 종주 도시”라며

“재배 농가들이 고품질 단감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