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급성장하는 전기차시장, 순정 타이어 선점 경쟁] 효율·성능 반비례.. 해법은 '첨단기술' [편집자주]
시꺼먼 기름을 태워 힘을 내는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에 발맞추려면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중이어서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유독 전기차는 눈부신 성장을 기록한 데다
새로운 설계 및 생산방식이 적용된 전용 전기차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타이어업계는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의 전망과 함께 타이어 업체들의 상황과 제품 특성도 살펴봤다. <편집자주>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AS ev’. /사진=한국타이어
각 나라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타이어 제조사들도 바빠졌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타이어는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지만 기존 내연기관차에 달린 타이어와
전기차에 적용될 전용 제품은 엄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핵심은 자동차의 주 동력원인 ‘엔진’ 대신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이다.
엔진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연료를 태워 폭발력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큰 소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이처럼 큰 소리를 내는 장치가 없어 공기저항에 따른 바람소리(윈드노이즈)와
타이어 마찰에 따른 노면소음(로드노이즈)이 두드러지는 게 특징. 또 다른 특징도 있다.
엔진보다 무거운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차 무게가 증가한 데다
바퀴 회전력도 강해서 타이어 마모가 심한 편이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에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필요하다는 게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아 EV6에 공급된 ‘공명음 저감 타이어’. /사진=금호타이어
━
전기차 타이어는 왜 달라야 할까
━
“연료만 휘발유에서 전기로 바뀌는 거 아닌가요? 타이어는 왜 바꿔요?”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전기차 타이어가 기존 내연차의 타이어와 다르다는 사실을 듣고 의아해 했다.
일반적인 타이어와 겨울철 눈길에 대비한 ‘겨울용 타이어’ 정도만 알았는데
전기차용 타이어까지 있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가서다.
이른바 ‘차알못남’(차를 알지 못하는 남자)인 김씨처럼 운전자의 대부분은 아직 전기차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 인식은 여전히 휘발유·경유 등 내연차에 머물러 있다는 평이다.
소비자들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지만
디자인이나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배터리 용량’에 관심이 가장 클 뿐
전기차 전용 타이어까지는 관심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소비자가 큰 관심을 보인 ‘배터리’와 연관성이 많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기차 배터리의 ‘무게’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무게는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00㎏을 넘는다.
기존 내연차 엔진 무게가 1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3배나 차이 나는 셈이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무게는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00㎏을 넘는다.
기존 내연차 엔진 무게가 1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3배나 차이 나는 셈이다.
이처럼 차체가 타이어를 짓누르는 힘이 강한 만큼 구름저항에도 차이가 생긴다.
자동차 부품회사 콘티넨탈의 연구에 따르면 타이어는 자동차에 가해지는 전체 저항의 최대 20%를 차지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타이어의 회전저항을 줄이는 것을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은 배경이다.
━
전기차 타이어는 더 조용해?
━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 탑재로 전체 무게가 증가한 데다 바퀴 회전력도 강해 그만큼 마모와 소음도 커진다.
타이어 제조업체도 이 같은 특성을 주목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최근 각 국 대표 전기차 브랜드에 전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한국타이어가 납품한 제품은 ▲벤투스 S1 에보3 ev(독일 아우디, 폭스바겐)
▲벤투스 S1 에보2 SUV(중국 니오) ▲키너지 AS ev(폭스바겐 미국투어) 등이다.
기아 EV6에 장착된 전용 타이어. /사진=넥센타이어
이들 제품에는 엔진음이 없는 전기차 특성에 맞춘 트레드 패턴(타이어 표면의 파인 홈)을 적용해
노면 소음과 마모를 최소화했다.
전자회로 기판을 형상화한 블록 디자인 패턴 등 최적의 피치 배열(무늬)을 통해 주행 시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까지 억제시키는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침엽수에서 추출한 레진(Resin)과 식물성 오일 등
천연원료를 첨단 공법으로 배합해 젖은 노면에서의 성능도 높였다.
금호타이어는 ‘공명음 저감 타이어’ ▲올시즌 크루젠 HP71
▲엑스타 PS71 2개 제품을 선보이고 기아 기아 ‘EV6’에 공급했다.
이 제품은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를 부착해 타이어 바닥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면서 타이어 내부 공기 진동으로 발생하는 소음(공명음)을 감소시켰다.
금호타이어는 공명음 감소 효과 극대화를 위해 흡음재 형상 및 재질을 최적화한 ‘K-사일런트 시스템’ 기술을 적용했다. 타이어에 부착하는 흡음재의 디자인, 면적, 폭 넓이 등을 감안한 형상 설계가 이 기술의 핵심이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국내외 관련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전기 및 하이브리드 타이어의 특징 /그래픽=김민준 기자
넥센타이어도 ‘EV6’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로디안 GTX EV’, ‘엔페라 스포츠 EV’를 공급한다.
‘로디안 GTX EV’는 안전성, 내구성, 저소음 등 전기차에 필요한 요구 성능들을
전부 만족시키는 올시즌 프리미엄 타이어다.
‘엔페라 스포츠 EV’는 빗길과 마른 노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타이어로
패턴 설계 최적화를 통해 고속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 성능을 대폭 높였고
그립 특화 컴파운드(복합물)를 적용해 접지력과 제동력을 극대화 한 것이 특징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거리를 달려도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타이어 마모가 빠르고 소음도 심한 편”이라며
“효율을 고려하면 타이어 운동성능이 떨어지고 접지력을 높이면
마모가 빨라지는 트레이드-오프 현상을 줄이기 위해 타이어 업계는 효율과 성능이 반비례하는
전기차 타이어의 예민함을 ‘첨단 소재’와 ‘첨단 기술’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성 기자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의 비밀 (0) | 2021.09.19 |
---|---|
채움보다 중요한 것은 비움이다. (0) | 2021.09.05 |
핸드폰 “010 에 대하여” (0) | 2021.07.18 |
유통기한과 유효기간의 차이점 (0) | 2020.10.24 |
돈의 속성 (0) | 2020.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