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招魂)"에 얽힌
부초 같은 인생 이야기☆
김소월의본명 김정식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이 시엔, 슬픈 사연이 깃들어있다.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에서 '김정식'이란 이름의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3살 때, 김정식의 아버지는 일본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정신 이상자가 된다.
☆정식은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져 아픈 상처를 가진 채 성장했다.
☆이후 오산학교에 진학한 그는 3살 많은 누나 '오순'을 알게 된다.
☆'정식'은 종종 '오순'과 마을 폭포수에서 따로 만나며 마음을 의지했다.
☆정식이 14살이 될 때까지 둘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일제강점기 하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정식에게 행복은 너무나도 짧았다.
☆그가 14살이 되던 해에 할아버지가 강제로 혼인을 올리도록 명한 것이다. 혼인의 상대는 할아버지 친구의 손녀 '홍단실' 이었다.
☆당시엔 집안 어른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분위기였고, 정식은 말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홍단실과 결혼한다.
☆세월이 흘러 오순이 19살이 됐을 때, 그녀도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 결혼식을 올린다.
☆이후 둘의 연락은 끊겼지만 정식은 자신의 아픔을 보듬어주던 오순을 잊지 못한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이후에 일어난다. 세상은 정식에게 작은 그리움도 허용하지 않았다.
3년 뒤에 오순이 남편에게 맞아 사망한 것이다.
☆오순의 남편은 의처증이 심했고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었다 정식은 아픈 마음을 안고
오순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사랑했던 오순을 기리며
시(詩)를 한 편 적는다.
●초혼(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자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가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정식, 시인(詩人) '김소월'이 남긴 '초혼(招魂)'이라는 시(詩)다.
●'초혼(招魂)'은
사람이 죽었을 때 그 혼을 소리쳐 부르는 것을 뜻한다.
☆김소월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처절한 슬픔을 글로 남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