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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랴 / 인연서설

황령산산지기 2019. 8. 31. 14:18

유당(幽堂)    




무엇을 하랴


강에 달은 밝게 비치고 노송에 바람이 불어온다.

밤은 길고 하늘은 밝은데 무엇을 하랴.


江月照  松風吹  永夜淸霄何所爲

강월조  송풍취  영야청소하소위


- 증도가 中에서


 *  저절로 그러한 상태[自然]는 선심(禪心)이다.

이 시는 사람 자연 時空 모두가  맑고 밝고 고요한 

함이 없는 도인(無爲의 閑道人)을 나타내고 있다. 

선은 마음의 거울(心鏡)에 비추는 禪境이다.

世波가 아무리 높아도 아무 일 없는 자유로움이다 / 유당





 维多利亚瀑布景彩


인연서설 / 문병란 .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속에 젖어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가는 일이다

--


- yjaio0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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