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口)자를 中央에 두고 오유지족(吾唯知足)이란 글자를 이룸 ...
♥ 오유지족(吾唯知足)과 만족감(滿足感) ♥
옛날에 규모가 제법 큰 상단(商團)이 있었어요
어느날 이 상단은 주인과함께 심부름 꾼들이 열을지어 길을 걷고 있었지요
점심때가 되자 그들은 강가에 앉아 가지고 온 밥을 먹으려 했어요
그런데 그때 느닷없이 까마귀떼가 날아와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지요
상단 주인은 까마귀 소리가 흉조(凶兆)라며 몹시 언짢아 했는데
심부름꾼은 아무말없이 씩 웃기만 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 상단 주인은 심부름꾼에게 수고비을 주며 물었지요
"아까 까마귀들이 울어댈때 웃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자 심부름꾼은 아무일도 아니라는듯 또 웃기만 했어요
상인은 더 궁굼했지요
그러자
"까마귀들이 저를 유혹하며 말하기를
저 상단의 짐 속에는 값진 보물이 많으니 그를 죽이고
보물을 가지면 자기들은 시체를 먹겠다고 했습니다."
"아니, 그럴수가?
그런데 자네는 어떤 연유로 까마귀들의 말을 듣지 않았는가?"
"나는 전생에 탐욕심(貪慾心)을 버리지 못해 죄를지어
그 업보로 현생에 가난한 심부름꾼으로 태어 났지요
그런데 이제 또 탐욕심으로 강도질을 한다면 그 과보(果報)를 어찌 감당하겠읍니까?
차라리 가난하게 살지언정 정의롭게 살기로 했읍니다!!"
"허허!! 그러한가?
자네는 진정한 나의 스승일세!!
나에게도 그 만족할줄 아는 마음을 알려 주게나~ "
조선시대때 1519년 서른네살의 김정국(金正國:1485~1541)은
기묘 사화로 선비들이 죽어나갈때 동부승지 자리에서 쫓겨나 시골집으로 낙향을 하였는데
고향에 돌아와 정자(亭子)를 짓고 유유자적하며 스스로를 팔여거사(八餘居士)라 불렀어요
어느날 친구가 찾아와 술 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는데
"팔여(八餘)란 여덟 가지가 넉넉하다는 뜻인데
녹봉도 끊긴 자네가 어찌하여"팔여(八餘)"라고 호를 지었는가? 그 뜻을 설명해 보시게나!!"
그러자 은퇴한 젊은 정객은 허허 웃으며 말하였지요
"토란국과 보리밥이 있으니 넉넉하게 먹고
따뜻한 온돌방에서 잠을 편안하게 넉넉하게 자고
마당가 맑은 샘물을 넉넉하게 마시고
서가에 가득한 책을 넉넉하게 읽을수 있고
봄꽃과 가을 달빛을 넉넉하게 감상하고
지저귀는 새 소리와 솔 바람 소리를 넉넉하게 듣고
눈 속에 핀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 향기를 넉넉하게 맡는다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길수 있기에 '팔여'라 했다네!!"
"허허허 그러한가?
내가 볼때에는 자네는 팔여가 아니라 팔부족(八不足) 같으이 ..."
그러면서 팔부족(八不足)에 대하여 설명 하였지요
"세상에는 자네와 반대로 사는 사람도 있고
진수성찬을 배불리 먹어도 부족하고
휘황한 난간에 비단 병풍을 치고 잠을 자면서도 부족하고
소문난 술을 실컷 마시고도 부족하고
울긋불긋한 그림을 실컷 보고도 부족하고
아리따운 기생과 실컷 놀아도 부족하고
희귀한 향을 맡고도 부족하다 여기지
한 가지 더,
이 일곱 가지 부족한게 있다고 부족함을 걱정하는것 아닌가?"
둘은 서로를 공감하며 밤이 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정담을 나누었다 하지요
그래요
넉넉함과 부족함의 차이는 만족에 있는것이지요
만족(滿足) 또한 넘쳐나는 것이 아니고
부족함이란 만족하지 못함에서 기인하지요
그러나 이 모든것은 마음에서 온다고 했어요
만족이 조금은 진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 만족 속에서 여유가 잉태하고 있지요
마음이 여유로우면 삶이 즐겁지만
마음이 부족하면 언제나 근심과 걱정만 생기지요
즐거움은 복을 주지만 근심과 걱정은 화를 불러 온다 했어요
불유교경(佛遺敎經)에서 이르기를
모든 일에 있어서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극락(極樂)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모른채
부족 하다는 푸념만을 할 것이고,
만족할줄 아는 사람은
비록 땅바닥에 누워서 잠을 자는 처지일지라도
즐겁다는 생각에 늘 행복하다 했지요
오유지족(吾唯知足)이란 말은
석가모니(釋迦牟尼)의 마지막 가르침을 담은 유교경(遺敎經)에 나오는 구절(句節)인데
"수위오복지수 기득칭노 역가운수 (壽爲五福之首 旣得稱老亦可云壽)
경복식포의난 우유장리 기획복역후의 (更復食飽衣暖 優游杖履其獲福亦厚矣)
인세간경우하상? 진일보상 종무진시 (人世間境遇何常? 進一步想終無盡時)
퇴일보상 자유여락 (退一步想 自有余樂)
"장수를 누리는 것은 오복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인데
늙었다고 일컬어 지기만 해도 또한 장수했다고 말할만 하다
여기에 더하여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 입으며
지팡이 짚고 신을 신고 즐거이 노닌다면
그 복을 얻음이 또한 두텁다 할 것이다" 했지요
인간사 세상 일에 어찌 일정함이 있겠어요
한 걸음 나아가 생각해 보면 마침내 다할때가 없고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 보면 절로 남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지요
《도덕경》에서 이르기를
"도덕경왈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道德經曰:知足不辱 知止不殆 可爲長久)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니 오래도록 누릴수가 있다”
'조금만 더' 하고 바라기만 한다면 만족은 있을수 없고
'이만 하면' 하는 마음속에는 절로 남는 즐거움이 있는법
족함을 알아 욕됨을 모르고 그칠줄 알기에 위태롭지 아니하니
이 삶이 가뜬하지 않은가!! 했어요
어때요?
우리네 인생길 비우고 버리고 길을 간다면
내 안으로 가는 길을 볼수 있으며
스스로 족함을 안다면 그 마음이 평안하다 했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일송처사 *-
▲ 적당히 만족할줄 알면 평안하다 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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