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연말에는 유서를 쓴다" 존엄사가 던지는 질문들

황령산산지기 2019. 3. 17. 14:01



안락사 허용된 스위스, 유럽은 18세기부터 논쟁
철학책에서나 보던 연명의료, 의학 발전에 현실로
연명치료 중단, 의료비와 복지제도까지 얽힌 문제
죽음에 대한 고민, 그 자체로 삶을 돌아볼 수 있어
연말에 유서 써보기, 관 체험.. 다양한 프로그램 생겨
품위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각자 질문 던져봐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15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장강명 (작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좀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리앤장의 금요살롱.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세요.

◆ 장강명> 안녕하십니까?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오늘 우리가 수다 떨 주제는 무거운 주제입니다, 죽음에 관한. 지난주에 스위스에서 한국인 두 사람이 적극적 안락사죠.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죠, 사실은. 그걸 했다는 뉴스 보셨죠?  

◆ 장강명> 봤습니다. 화제가 됐죠. 그래서 조력자살.  

◇ 정관용> 스위스는 그게 합법화된 나라니까.  

◆ 장강명> 합법화됐죠.  

◆ 이택광> 그래서 몇 년 전, 제 생각에 아마 10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게 유럽 내에서도 상당히 논란이 됐었어요. 그래서 과연 그게 합당한 일이냐 아니냐가 있었는데 그 당시 여론은 이제 굳이 삶이 죽음보다 못하다고 하는 그 삶을 왜 연명해야 되는가, 그렇게 그쪽으로 모아졌죠. 그리고 사실 실질적으로 이제 그런 논쟁이 이미 18세기, 19세기에 있었습니다, 유럽에는.  

◇ 정관용> 18세기, 19세기부터.  

◆ 이택광> 그때 데이비드 흄 같은 경우가 자살에 대하여라는 논문이 있죠.

◇ 정관용> 철학자 흄.  

◆ 이택광> 거기에서 중요한 얘기를 하고 그게 뭐냐면 인간의 목적은 행복인데 삶이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그 삶을 유지하는 것도 곧 신에 대한 배신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상당히 이건 기독교 내에서도 큰 논쟁이 계속되어왔죠. 예를 들어서 성서에도 분명히 존엄을 위해서 목숨을 스스로 끊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이제 물론 특히 기독교의 공식적 입장은 자살반대지만 그와 관련돼서 여러 가지 논쟁들이 있었죠.

◆ 장강명> 이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철학책에서 보는 사례였거든요. 뇌사라는 특수한 경우에 그런 경우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어떤 사고실험으로서 학생들한테 너는 어떤 의견이냐 이런 거 물어봤는데. 이후에 이제 의학이 많이 발전을 하니까 뇌사 외에도 그렇게 약간 이 환자를 살릴 수는 없는데 지금 계속 이제 살아 있는 상태로, 의식을 돌릴 수는 없는데 살아 있는 상태로 길게 그런.  

◇ 정관용> 이른바 연명의료.  

◆ 장강명> 연명의료라고 하는 그런 상태가 됐고. 그다음에는 이제 외국에서 그런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 합법화를 하고 그런데 이번에 한국인이 그렇게 선택을 했다는 걸 아니까 이게 이제 사고실험의 영역이 아니라 굉장히 피부에 와닿는 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 정관용> 아직 적극적 안락사. 우선 개념정리를 하자면 적극적 안락사라고 하는 것은 의사가 약물을 투입하거나 해서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것. 이것을 허용하는 것이 적극적 안락사고. 소극적 안락사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그건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 연명의료를 본인의 의사에 의해서건 아니면 확인된 본인의 의사를 가족들이 입증해 줄 경우 중단한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이택광> 지금 가족 전원의 합의의 내용에 관련돼서.  

◆ 장강명> 의사가 사람이 죽는 약을 놔줘서 제가 이제 세상을 떠나게 되면 적극적 안락사 그리고 그렇게 먹으면 죽을 수 있는 약을 의사가 줘서 제가 먹으면 의사 조력자살. 그리고...

◇ 정관용> 의사 조력자살이라는 것도 있어요?  

◆ 장강명> 네, 의사 조력자살. 그러니까 존엄사, 안락사 개념이라는 게 사실 최근에 와서 엄격하게 구분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영양튜브를 받고 있거나 또는 산소호흡을 기계로 하고 있는데 이걸 끊어서 제가 생명이 떠나게 되면 그러면 소극적 안락사. 현재는 그렇게 구분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논란을 크게 하다가 논의를 하다가 일명 존엄사법이죠. 법 명칭은 되게 길더라고요. 호스피스 완화의료와 연명의료 중단에 관한 무슨 법률 이렇게 되던데.  

◆ 장강명> 그리고 어떤 분들은 그걸 존엄사법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냥 연명의료결정법이다. 이건 아까 얘기한 어떤 존엄사의 여러 단계 중에 정말 자기결정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되게 좁다. 그러니까 그냥 연명의료를 받을 것이냐, 안 받을 것이냐를 선택하는 법으로 그렇게 불러야 된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원혜영, 김세연, 오제세 의원 등 참석자들이 2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1년 성과와 과제 행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택광> 사실 그게 냉정하게 보면 맞죠. 우리가 존엄사라고 했을 때 굉장히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존엄사라고 했을 때는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지 않아요? 본인이 판단했을 때 어떤 삶의 그런 가치나 이런 것들이 존엄하지 않다. 그런데 그건 존엄하지 않은 것의 원인이 어디서 오는지는 사실은 굉장히 논의를 많이 해야 되는 문제가 된 것이고 그게 아주 복잡한 어떤 내력이 있을 거라고 봐요. 그걸 전부 다 존엄사라고 인정을 해 줘버리면 상당히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아마 연명과 관련된 뇌사, 일반적으로 우리가 식물인간이라고 불러온.  

◇ 정관용> 연명의료 중단법이 맞다.  

◆ 이택광> 그런 것이 냉정한 어떤 입장에서는 법인 거죠.  

◆ 장강명> 그러니까 이 용어 자체도 굉장히 지금 개념이 논쟁 중에 있는 겁니다. 존엄사라는 말 자체가 안락사를 피하기 위해서 존엄사라는 단어를 이제 했는데 또 이 행동에 반대하시는 분들은 존엄사라고 부르는 게 사람들한테 그 행동 인식을 좋게 만든다. 그래서 오히려 부추긴다 이런 우려를 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러면 이 법은 지금 정확히 허용하는 게 뭐냐 해서 연명의료결정법이라고 부르는 게 옳다. 이런 분들도 있고 그게 뭐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느냐. 존엄사법이라고 이제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로 부르자 이런 분들도 있고.

◆ 이택광> 일반적으로 그렇게 불러도 되지 않는가 하는 얘기겠죠.

◇ 정관용> 나는 어떤 경우가 되면 연명의료를 하지 말아주세요, 이런 걸 사전에 등록할 수 있다면서요?  

◆ 장강명> 지난해 2월에 이 법이 이제 통과가 되면서 환자가 이제 어떤 단계에 됐을 때 사실은 연명의료를 받고 싶지 않은데 이걸 말할 수가 없는 단계가 있잖아요.

◇ 정관용> 의사표현이 안 되면.  

◆ 장강명> 그래서 나는 만약에 그 단계에 가게 되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라고 사전에. 등록을 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은 제가 그걸 등록을 했습니다. 제 아내랑.

◇ 정관용> 굉장히 소상히 알기에 아는 게 아닌가.  

◆ 장강명> 그걸 등록할 때 상담사 분이 오셔서 설명을 해 주고 이게 교통사고가 났을 때 그렇게 연명의료를, 치료를 안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런 얘기도 해 주고 얼마든지 그 등록한 걸 철회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해 주시고 그렇더라고요.  

◆ 이택광> 등록은 어디 가서 하는지. 병원 가서 하나요?  

◆ 장강명> 건강보험공단 지사들에서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동네 병원에서.

◇ 정관용> 또 일부 대형병원에서도 받는다고 해요.  

◆ 장강명> 등록기관들이 있는 거죠.  

◆ 이택광> 그래야 되겠죠.  

◇ 정관용> 장강명 작가는 어떤 생각에 그걸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까?

◆ 장강명> 저는 이제 사실 제가 말씀드리는 게 참 조심스러운데요. 제가 또 이렇게 말씀을 드린 다음에 내년에 철회를 할 수도 있고 10년 뒤에 철회를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제가 이걸 등록할 때 들었던 생각은 뭐였냐 하면 제가 만약에 어떤 상황에 빠져서 제가 다시 건강해질 수 없고 아예 의식이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떤 그 부담이 제 가족한테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너무 큰 부담이 가는 것을 지금 별로 그렇게 그런 미래를 원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이 연명의료 결정법이 굉장히 그런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해놨기 때문에 이 정도면 등록을 해 놓는 게 가족들한테 부담이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등록을 했습니다.

◇ 정관용> 이택광 교수는 혹시 등록할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 이택광> 저도 등록할 생각은 있는데요. 이런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해서 반대하시는 분들이 정확하게 장 작가님이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에 대해서 이제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죠. 그러니까 그게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그러니까 인간이 살아가는 것이 기본적인 어떤 존엄인데 그 존엄을 포기한다라는 것은 그걸 존엄사라고 부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몰린 상황이라는 거죠. 내가 이제 이 연명치료를 받았을 때 우리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게 이제 문제가 된다는 거예요.  

쉽게 말하면 의료와 관련된 여러 가지 것들이 조금 다른 제도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그렇죠? 무료라든가 그런 개념으로 연명치료를 하더라도 그런 어떤 가족들에게 경제적 피해가 가지 않는 그런 의료제도가 있다고 한다면 그런 복지제도가 있다고 한다면 존엄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분들 주장이에요. 그래서 연명치료 중단법이라는 것은 겉으로는 굉장히 멋있게 보이지만 사실 그건 복지제도와 관련했을 때는 그런 복지를 못 누리고 있다는 것이 되는 것이고.  

◇ 정관용> 복지와 또 연결하는군요.  

◆ 이택광>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우리 사회 이른바 웰다잉 운동을 펼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법인까지 만들어서. 그 웰다잉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이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사전의향서 등록운동을 펼치세요. 또 그분들은 이건 사회적 의미가 크다라고 주장을 하십니다. 그분들의 얘기는 뭐냐 하면 이게 연명의료 중단을 본인이 원한다고 무조건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의사가 그러니까 회복 불가능이라고 하는 판정이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회복 불가능이지만 이런 법이 있기 전에는 회복 불가능이라고 의사가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소호흡기나 이런 걸 의사가 못 뗀다는 거예요. 의사가 그걸 떼면 처벌받은 전례가 있어요, 과거에. 그러다 보니까 평균적으로 보면 한 사람이 생의 토털 전체로 쓰는 의료비의 마지막 1년에 쓰는 의료비가 어마어마하답니다. 국가적으로 따지고 보면 상당한 거죠. 이런 의미도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웰다잉 운동본부에서는 주장을 하더라고요.

(사진 제공=연합뉴스)


◆ 이택광> 그래서 이건 굉장히 복잡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제 생각은 그겁니다. 물론 복지문제도 걸려 있고 금방 말씀하셨던 여러 가지.  

◇ 정관용> 사회적 비용.  

◆ 이택광> 사회적 비용 이런 문제가 들어가는데 저는 결국 이제 인구와 관련된 근대적 패러다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구와 관련된, 국가라면 인구를 관리해야 되고 그런 관점에서 사회적 비용이나 복지제도도 사실 알고 보면 인구를 관리하는 방식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존엄사 문제라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예를 들어서 내가 내 삶을 내 스스로 끝낼 수 있는 권리가 있는가라는 생각. 대단히 저는 철학적인 문제라고 봐요, 그러니까. 그래서 이제 이게 사회적 비용의 문제도 있겠지만.  

◇ 정관용> 그게 적극적 안락사 논의로까지 가면 정말 철학 논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회복 불가능 판단을 전제로 한 그 논의. 그것도 철학적 논쟁일까요?

◆ 장강명> 그런데 웰다잉 운동의 다른 측면을 제가 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 정관용> 뭡니까?  

◆ 장강명> 사실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우리가 결국 사람 생명을 계산기로 두들겨서 이 사람 살려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런 논의는 하면 할수록 사람을 어디 좀 수렁으로 빠뜨리게 되는 거고 웰다잉 운동이 그 얘기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물론이죠.  

◆ 장강명> 결국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잘 죽느냐라는 얘기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느냐라는 뜻이 되는 것이고 우리가 대부분 이제 죽음 직전에 말년의 삶이라는 게 한국에서 그렇게 행복하거나 의미 있거나 그런 형태가 지금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나의 인생을, 마무리를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가. 마지막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어떻게 마무리를 하겠으며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겠으며 또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나의 행복을 어떻게 찾겠는가 하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좀 불편한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자기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이 많아가지고 그런 일을 찾아보자. 다잉이라는 말이 들어갔지만 저는 어떻게 하면 더 열심히 의미 있게 살 수 있느냐에 대한 운동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의미 있고 건강하고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운동일 수 있다.

◆ 장강명> 일단은 그러려면 자기가 자기 인생에 대해서.  

◇ 정관용>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그런 게 된다는 거잖아요.

◆ 장강명> 그리고 결정권이라는 게 늘 자기한테 있을 때 주체적인 삶이어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그런 것을 좀 생각해 보자. 이런 걸 가족들하고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사람이 태도가 바뀌게 되거든요.  

◇ 정관용> 그 웰다잉 운동본부는 그래서 공교육 기관에서 교과과정에 하나 넣자 그런 얘기까지 해요.  

◆ 이택광> 철학과목에 넣으면 되죠. 이게 사실은 이제 서양문화에는 있죠. 있었던 것이고 메멘토 모리라는 게 있었고요. 그 메멘토 모리라는 게 죽음을 기억하라 그런 것이고 사실 이제 인간이라는 것이 유한한 생명이잖아요. 마치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갖고 있는 것처럼 살고 있지만 사실 유한한 생명이라는 그 깨달음 자체가 제가 볼 때 상당히 많은 형이상학적인 문제들을 우리한테 불러일으킨다고 봅니다. 평소에는 그런 철학적인 것에 관심이 없다가도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삶을 한번 돌아보게 되잖아요. 그게 바로 철학적인 어떤 계기가 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웰다잉 운동이 공교육 문제를 얘기하는 것 같아요.  

◆ 장강명> 이걸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가르치자고 하면 지금 아마 낯선 일이니까 약간 거부감이 들 것 같은데 사실은 이제 현대사회라는 게 평생교육을 해야 되는 사회이고 저는 어떤 종류의 성인교육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이제 마무리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이제 직업도 하나만 갖는 게 아니라 2개, 3개 갖는 시대이고 모든 사람이 계속 교육을 받으면서 늙어감에 대한 거, 부모됨에 대한 것 이런 것들 좀 사회적으로 지혜를 전수하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강명 작가(왼쪽)와 이택광 교수(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정관용> 그런 프로그램 요즘 다양해요. 그래서 해마다 연말에 유서 써보기 이런 거 하는 분들도 있고요. 또 왜 생사학이라고. 생과 사를 다루는 학문 이런 걸 연구하시는 그런 분들은 체험센터를 해서 관을 짜놓고 거기 한번 들어가 보는 걸 체험을 시켜주면 그럼 사람들이 생각이 또 많이 달라진다고 그러더라고요.  

◆ 이택광> 저도 한번 들어가봤습니다.  

◆ 장강명> 그러세요?  

◆ 이택광> 죽음학이 있어요. 물론 그 체험센터도 있고요. 그게 또 몇 년 전에 한참 유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번 들어가 봤는데.  

◇ 정관용> 뭘 느꼈어요?  

◆ 이택광> 죽었다고 생각하라고 하시는데. 제가 좀 답답하더라고요.

◆ 장강명> 관이 좁다 이런 걸 느끼셨나요?  

◆ 이택광> 정말 좁구나 이런 생각을.  

◇ 정관용> 별로 느낀 게 없군요.  

◆ 이택광> 실제 관보다 좀 커요. 실제 관은 아마 못 들어가실 거고.

◆ 장강명> 분위기만 해도 굉장히 엄숙해지고.  

◆ 이택광> 약간 명상이나 이런 걸 하고.  

◇ 정관용> 장강명 작가 연말에 뭐 써요?  

◆ 장강명> 저 유서를 아내랑 같이 쓰는데 유서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고.

◇ 정관용> 매년?  

◆ 장강명> 네, 연말에 의식처럼.  

◇ 정관용> 장강명 작가가 상당히 이쪽으로 고민을 많이 오래전부터 했군요.

◆ 장강명> 그렇게 쓴 지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다른 분들께 권합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 한 해의 마무리를 하는 느낌도 들고요. 나는 뭘 추구하는 사람인가 굉장히 이제 자기 삶에 대해서 진지한 그런 마음이 들고. 항상 유서로 쓰고 나면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솟구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오늘 좀 무겁게 죽음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습니다만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품위 있는 삶에 대한 고민이다라고 하는 얘기로 가니까 우리 수다가 조금은 좀 유쾌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두 분한테 두 분이 생각하는 품위 있는 삶 한마디로.

◆ 이택광> 불꽃같은 삶이죠. 그러니까 항상 불꽃처럼 살다가 꺼질 때는 깨끗하게 꺼지는 그런 삶이 품위 있는 삶이 아닐까요?  

◇ 정관용> 장강명 작가는?  

◆ 장강명> 저는 좀 멋이 없는데 품위 있는 삶은 수수께끼다. 각자 자기한테 주어진 수수께끼를 자기 답으로 찾아야 되는 것 같습니다. 서술식으로, 주관식으로 길게. 남의 답 베낄 수 없고 그렇게 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남의 답을 어떻게 베껴요? 각자의 인생인데요.  

◆ 장강명> 자기의 논술답안을 제출을 해야 됩니다.  

◇ 정관용> 우리 이택광 교수는 불꽃같이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 정관용> 장강명 작가는 수수께끼 잘 푸세요.  

◆ 장강명> 고맙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이택광 교수, 장강명 작가 수고하셨어요.

◆ 이택광> 감사합니다.  

◆ 장강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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