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스크랩] 니르바나 / 채울 것인가 비울 것인가

황령산산지기 2016. 8. 1. 10:40

 

 

 

니르바나 / 안희선
 

나무 가지에 걸려 있는 실뱀,
문득 전생의 바람 한 점을 기억한다
오만(傲慢)했던 삶의 흔적이 그렇게
흉터로 걸려있다

슬퍼하는만큼의 떨림으로
갈라지는 이승의 뿌리 흔들며,
여울지는 깊은 울음 속으로
하강(下降)하는 실뱀의 꿈

무수한 낙법(落法)으로
멍든 세월의 끝에서
저 멀리 한 톨로 영그는,
희미한 씨앗

문득 하늘에 구름 한 가닥 지나고
세상의 만물이 끝없이 잠들었을 때
홀로 영원(永遠)의 잠에서 깨어나,
실뱀을 추억한다

비로소 수척(瘦瘠)해진
두툼한 이야기, 스르르
책장을 덮는다

오늘도 성성(惺惺)한
뜰 앞의 잣나무,
수만개의 가지를 펼친다
낮게 낮게 갈앉는, 허무의 잠
사방이 고요하다

 

 

■ 채울 것인가 비울 것인가?

유비에게 "제갈량"이 있었다면 징기즈칸에겐 "야율초재"가 있었습니다.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오직 능력만 보고 인물을 썼던 징기즈칸이

한낮 피정복민의 젊은 지식인에 불과했던 야율초재를 그토록 신임했던 이유는

천문, 지리, 수학, 불교, 도교 할 것 없이 당대 모든 학문을 두루 섭렵한

그의 탁월한 식견 때문이었습니다.
하늘과 땅과 인간, 그리고 세상 만물의 이치를 꿰뚫어 봤던 야율초재!
그가 남긴 아주 유명한 명언이 있습니다.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하나의 이익을 얻는 것이 하나의 해를 제거함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

깊은 깨달음은 간결하고, 큰 가르침은 시대를 관통합니다.
스티브잡스가 자신이 설립한 애플사에서 쫓겨 났다가 애플이 망해갈 즈음 다시

복귀했습니다. 그가 애플에 복귀한 뒤 맨 처음 시도한 것은, 새로운 제품을

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제품을 제거하는 일이었습니다.

수 십개에 달하던 애플제품을 전문가용 , 일반인용, 최고사양, 적정사양으로

분류해 단 4가지 상품으로 압축했습니다. 그 결과 다 죽어 가던 애플을 살려 냈습니다.
불필요한 기능을 하나하나 제거한 결과, 다 망해가던 애플은 어느덧 시가총액

세계 1위의 기업이 되었고,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보약을 먹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몸에 해로운 음식을 삼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에 앞서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행복을 원한다면, 욕망을 채우기보다 욕심을 제거하는 쪽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삶이 허전한 것은 무언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전히 비우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 원호 (元湖)님 제공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유당(幽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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