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다는 것 / 최연수 시인
너무 환해서, 너무 눈이 부셔서
형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이 가까워서 오롯이
어떤 물체만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차라리 빛이 없는 칠흑의 밤,
손으로 더듬어서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소포클레스'의 희곡
"오이디푸스 왕"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신탁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 채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혼인을 한 오이디푸스 그는
두 눈을 뜨고도 眞實을 보지 못한 자신의 눈을 찌릅니다.
시력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얻은 혜안(慧眼).
탐욕과 무지에 가려있는 외형의 눈, 肉眼을 버리고서야
眞實을 보는 밝은 마음의 눈, 혜안을 밝힌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를 안다는 건
가만히 나를 들여다봐야 가능한 것이지요.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보이지 않는 진정한 나를
가만히 관찰하고 응시할 때 비로소 그 나를 볼 수 있습니다.
운명을 이겨가는 것, 깨달음을 얻는 것 등은 이렇듯 진정한
나를 알고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기에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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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유당(幽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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