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儒敎)의
기본 경전이라 하면 흔히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꼽는다.
즉, <
논어(論語)>, < 맹자(孟子)>, < 대학(大學)>, < 중용(中庸)> 등을 일컫는 사서(四書)와,
< 시경(詩經)>, < 서경(書經)>, < 역경(易經)> 등의 삼경(三經)을 일컫는다.
가장
많이 알려진 < 논어(論語)>는 공자(孔子)와 제자들 간의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 맹자(孟子)>는
전국시대(戰國時代)를 배경으로 한 맹자 사후에 변론조(辯論調) 문체로 편찬되었다. < 대학(大學)>과 < 중용(中庸)>은
원래는 < 예기(禮記)>에 실려 있던 두 편 부분이 각각 송(宋)시대에 별도 단행본으로 편찬되었다.
< 시경(詩經)>은 주(周)나라 시대부터 춘추 시대까지의 민요와 시 305편이
수록된 중국 최고(最古)의 시집이다. < 서경(書經)>은 요(堯), 순(舜), 우(禹) 시대의 3대에 걸친 고대사를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 < 예기(禮)>와 < 춘추(春秋)>를 더하면
사서오경(四書五經)이 된다.
흔히
< 주역(周易)>이라고 하는 < 역경(易經)>은 가장 오래된 경전이자 난해한 걸로 유명하며, 그 유래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연구자들이 대개 받아들이는 통설에 따르면, 포희(包犧=伏羲)씨가
만든 팔괘를 신농(神農)씨가 64괘로 나누었고, 문왕이 괘에 사(辭)를 붙여 좁은 의미의 < 주역>을 이룬 뒤, 문왕의 아들
주공(周公)이 효사(爻辭)를 지었고, 여기에 공자가 십익(十翼)을 붙인 것으로 정리한다.
여기서 주역(周易)의 ‘주’는 주나라라는 설이 많으나, ‘두루 주’자로 해석하는 근거도 무시할 수 없다. ‘역’은 도마뱀에서 따온 상형문자로, 카멜레온처럼 주변 환경에 따라 색깔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에서 ‘변화’라는 의미가 잉태되었다고 한다.
역(易)은 선천[河圖]팔괘와 후천[洛書]팔괘의 이론으로 발전하며, 이 하도와 낙서에 나타난 상(象)과 수(數)에서 비롯된 상수학은, 음효(陰爻)와 양효(陽爻)를 부호로 하도팔괘의 ‘先天象’을 나타내는 괘상과 낙서팔괘의 ‘現實象’을 나타내는 괘상으로 발전하였다. 여기서 상(象)이란 우주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이면에 나타나는 어떤 조짐이나 낌새라 할 수 있다.
농사를 오래 짓다 보면 구름이나 바람의 변화로 비가 내릴 것을 예측하듯이, 역(易)에 밝은 이들은 일상 주변의 조그마한 변화에서도 세상의 변화 상(象)을 짐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數)는 상(象)으로 관찰되는 낌새를 범인들이 인지할 수 있고,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꾸어 놓은 매개체라 말할 수 있다.
아울러 ‘수’라는 매개체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추가된 것이 음효와 양효다. 이의 조합을
통하여 괘상(卦象)으로 발전했으며, 각각의 조합에 따라 의미가 변하고 같은 조합의 경우에도 방위에 따른 의미가 달라진다. 이러한 체계를 통하여
천변만화하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상수학은 역경(易經; 上經과 下經) 총 64괘, 384효로 상[이미지]을 놓고 비교하는 운명학이랄 수 있으며, 이를 체계화한 것이 바로 하락이수(河洛理數)이다.
진단 선생이 창시하시고 백년쯤 지나 소강절(邵康節; 1011~1077) 선생이 완성하였다고 전해지는데, 북송5자(주렴계, 소강절, 장재, 정호, 정이) 중 한 사람이다. 과거 공부를 하던 젊은 날 문득 ‘입신양명 보다는 우주와의 소통’을 꿈꾼 듯, 천하를 떠돌아 다녔다. 훗날 소강절은 스승 이지재를 통해 도교의 연단술에 운용되던 선천도(先天圖)를 접하게 되고, 이를 재해석하여 ‘선천역학’이라는 새로운 해석체계를 세웠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한 하락이수는 사주를 수로 바꾸고 그 숫자로 다시 괘를 뽑아 해석한다. 원리상으로는 간단하지만 작괘를 하고 해석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2012. 11. 10.]에서는 상수학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유교
경전의 하나인 〈주역 周易〉을 상수, 즉 괘효(卦爻)의 조합과 수의 원리로써 해석하려는 한 조류다.
중국의 전한(前漢)말부터 후한(後漢)과 삼국시대에 걸쳐 성립·전개된 학설이다.
북송대(北宋代)에 이르러 소옹(邵雍)이 〈주역〉과 도교의 사상을 융합하여 상수학의 체계를 완성했다. 이를 특히 선천학(先天學)이라고도
한다.
상수는 〈춘추좌씨 전 春秋左氏傳〉에서 “거북점[龜卜]은 형상을 나타내고
서(筮)는 수를 나타낸다. 만물은 생겨날 때부터 형상이 있고, 형상이 있고난 뒤에 불어나며, 불어난 뒤에 수가 있게 된다”라고 한 데서
비롯된다.
상수론에는 전한 맹희(孟喜)의 소식설(消息說) 등 여러 학설이 있는 데,
대개 자연의 변화와 인간사의 길흉을 괘효의 조합으로 풀이하고 있다.
소옹은 도교의
사상과 〈주역〉의 사상을 융합하여 세계의 구조를 설명하는 ‘선천팔괘도'(先天八卦圖)를 만들었다. 소옹이 “선천의 학문은 심법일 따름이다.
따라서 그 도식은 모두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모든 변화와 모든 일이 마음으로부터
생겨난다”라고 했듯이, 이 학설은 주관적인 ‘심'(心)에 근거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상수학과 달리 우주의 구조와 자연의 변화에 근거 해서 인간의 도덕적 당위를 이끌어내려는, 즉 윤리적 측면에서 〈주역〉을 해석하고자 하는
의리역(義理易)이 정자(程子)·주자(朱子)에 의해 정리되었다.
상수역의 대표적
저술로는 소옹의 〈황극경세서 皇極經世書〉가 있으며, 의리역은 정이천(程伊川)의 〈역전 易傳〉이 있다.
주희는 이 2가지를 종합해서 〈주역본의 周易本義〉를 지었다.
한국의 상수역은 대체로 송대 역학의 영향 아래 전개되고 있다. 소옹의 〈황극경세서〉를
풀이한 서경덕(徐敬德)의 〈황극경세수해 皇極經世數解〉와 주희의 〈역학계몽 易學啓蒙〉을 연구한 이황(李滉)의 〈계몽전의 啓蒙傳疑〉가 대표적
저술이다. 한편 한원진(韓元震)과 정제두(鄭齊斗)는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연구하여 각각 〈역학답문 易學答聞〉·〈하락역상 河洛易象〉을
지었다.”
한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1996)에서는 ‘주역의 괘(卦)에 나타난 형상과 변화에 대한 역이론(易理論)’과 관련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주역≫을
연구하는 데는 상(象)·수(數)·이(理)의 세 가지 입장이 있다. 상은 역(易)의 괘상(卦象)을 주로 하여 연구하는 것이며, 수는 수리(數理),
이는 의리(義理), 즉 윤리적 입장에서 연구하는 것이다.[중략]
상 개념의 성립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한 것이 한비자(韓非子)의 <해로 解老>편이다. 여기에서 한비자는 “사람들이 살아 있는 코끼리[象]를 보는 기회가 희귀하여,
죽은 코끼리의 뼈를 보고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였다. 뜻으로 생각하는 것을 상이라고 부르게 된 소이(所以)이다.”
즉, 상은 형상인데, 볼 수는 있지만 고정된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사물은 고정적이지만, 상은 그러한 고정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데에 구별점이 있다. 따라서, 상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종의 유형(類型)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의 전형(典型)이 음양의 효(爻)와 그 효로써 이루어진 팔괘(八卦)이다. 예를 들면, 건괘(乾卦 : ≡)는 천(天)을 상징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아버지·머리[首]·군주(君主)·말[馬] 등 천(天)의 유형에 속하는 모든 사물을 포섭할 수 있다.
따라서, 상은 일상적 언어로써는 표현될 수 없는 것까지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주역≫
계사전에서 “글로써는 말을 다할 수 없고, 말로써는 뜻을 다할 수 없다. …… 성인은 상을 세워 뜻을 다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와 같은 사실을
말한 것이다. 팔괘는 세계의 보편적이며 근본적인 존재 양태를 이루는 여덟 개의 상으로서, 모든 현상을 이루는 본질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현상계의 존재 양상과 변화는 결국 이러한 요소들의 착종(錯綜)·배합(配合)에 의하여
성립된다. 착종·배합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으며, 그것을 수적(數的)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말하면 일정한 수적 규율(數的規律)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역의 수리론(數理論)이 성립된다.
계사전에서는 “수를
다하여 미래를 아는 것을 점(占)이라 하며, 변화에 통달하는 것을 사(事)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변화에는 일정한 원리가 있으며, 그 원리는
수리화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 말이다. 수를 아는 것은 사물의 변화 원리를 아는 것이며, 따라서 수로써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전≫에 나오는 대표적인 수리론에는 <용구용육 用九用六>·<삼오착종
參伍錯綜>·<대연지수 大衍之數> 등이 있다. 이러한 수리론의 출발은, 점서(占筮)에서 시책(蓍策)의 수를 의미하며, 원시시대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수의 주술성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계사전에 나타나는 서법(筮法)에는 역수원리(曆數原理)가 근저에 깔려 있다. 특히,
<대연지수>·<건곤지책 乾坤之策>은 천문 역수(天文曆數)와 깊이 관계되어 있다.
≪주역≫의 목적은 미래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인데, 일년 사시(一年四時), 천도(天道)의
변화 원리를 수적으로 표현한 것이 역수이므로, 이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역≫의 십팔변서법(十八變筮法)은
천문역수의 지식에 기원하여 고안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수학의 본래적 의도는
우주 만물의 근본 요소와 그 수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천지일월의 생성 변화 원리로서의 역리에 대한 인식과 표현으로 구체화 될 수
있는데, 그 방법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변역 원리(變易原理)를
역수(曆數)로 추연(推衍)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괘효로 표상하는 것이다. 전자를 천도의 이를 수적으로 인식하고 논증하는 이수
원리(理數原理)라면, 후자는 괘효의 상에 의해 만물의 생성 변화 원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괘효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은 하나의 역리를 수리와 괘상(卦象)으로 표현하는 것으로서 상호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원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계사전에서 “그 수를 지극히 하여 천하의 상을 정(定)한다”라고 하여 양자를 유기적
관계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략]”
天干數; 낙서의 수(후천팔괘의 수)에 천간을 배당
天干 | 甲 | 乙 | 丙 | 丁 | 戊 | 己 | 庚 | 辛 | 壬 | 癸 | 中央 |
數 | 6 | 2 | 8 | 7 | 1 | 9 | 3 | 4 | 6 | 2 | 5 |
五行 | 數 | 地支 |
木 | 3, 8 | 寅, 卯 |
火 | 2, 7 | 巳, 午 |
土 | 5, 10 | 辰, 戌, 丑, 未 |
金 | 4, 9 | 申, 酉 |
水 | 1, 6 | 亥, 子 |
地支數; 河圖의 수에 지지를 배당
地支 | 子 | 丑 | 寅 | 卯 | 辰 | 巳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數 | 1·6 | 5·10 | 3·8 | 3·8 | 5·10 | 2·7 | 2·7 | 5·10 | 4·9 | 4·9 | 5·10 | 1·6 |
卦 | 乾 | 兌 | 離 | 震 | 巽 | 坎 | 艮 | 坤 |
天干 | 甲, 壬 | 丁 | 庚 | 辛 | 戊 | 己 | 丙 | 乙, 癸 |
地支 | 戌, 亥 | 酉 | 卯 | 辰, 巳 | 子 | 午 | 丑, 寅 | 未, 申 |
數 | 6 | 7 | 3 | 4 | 1 | 9 | 8 | 2 |
천수와 지수의 괘 환산표
數 | 6 | 2 | 8 | 7 | 1 | 9 | 3 | 4 | 6 | 2 | 5 |
卦 | ☰건 | ☷곤 | ☶간 | ☱태 | ☵감 | ☲리 | ☳진 | ☴손 | ☰건 | ☷곤 |
사주의 간지를 수로 환산한 뒤, 홀수의 합은 천수가 되고, 짝수의 합은 지수가 된다.
이렇게 합해서 얻은 천수와 지수에서 각기 25와 30을 뺀 나머지로 괘를 짓는다.
河圖數에서
홀수(1·3·5·7 9)의 합은 25이고 짝수(2·4·6·8·10)의 합은 30이다.
따라서 천수는 25를 기준수로 하고, 지수는 30을 기준수로 삼는다.
천수로 계산되는 홀수를 합산해서, 천수의 기준수인 25를 뺀 나머지수로 괘를 삼는다. 25를 뺀 나머지수에서, 10자리는 쓰지 않고 단자리수만을 쓴다. 단자리수가 0인 경우는 10자리수를 쓴다.
천수와
지수에서 끝의 수가 0으로 끝나면 버리고 쓰지 않는다.
따라서 천수의 합이 10일
경우는 앞의 수인 1만을 쓰고, 35일 경우 25를 빼면 10이 남는데, 이 경우도 앞의 수인 1만을 쓴다.
지수의 합이 10일 경우도 0을 버리고, 10의 앞수인 1만을 쓰며, 20일 경우는 앞의
수인 2를 쓰며, 30일 경우는 앞의 수인 3만을 쓴다. 40일 경우에는 지수의 기준수인 30을 뺀 10에서 앞의 수인 1만을 쓰게
된다.
역의
수에는 처음부터 5와 10이 없는 까닭에, 단지 1·2·3·4·6·7·8·9만을 쓰는 것이다
(팔괘와 수를 대비하는 것에서 5와 10은 해당하는 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