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자리 ㅡ 나덕희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질 햇살 뿐일 것이니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여
수많은 내몸들이 피었다 진다
시든꽃잎이 그만
피어나는 꽃잎 위로 떨어져 내린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말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그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이문세 - 조영남 / 흐르는 강물처럼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유당(幽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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