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 詩/ 청계 박원철. 나 죽어 더 이상 그대 볼 수 없게 될 때 그대 마당 한켠에 자라는 석류나무 밑에 묻어 다오. 그래서 이 몸이 썩어 석류꽃으로 피어서 그대의 다정한 눈빛 마주 보게 하라. 그대 그리움으로 영글어 터지는 열매로 매달려서 님의 손길 내게로 오게 하고 새콤한 그 맛에 씽긋 눈웃음 짓게 하라. 프렌치 키스보다 더 깊은 입맞춤으로 그대 입 속에서 알알이 터 져 그대 몸 일부가 되게 하라. 그대여. 나 이제 죽어서 비로소 그대와 한 몸 되리니 내 몸에 달린 첫 열매는 아무에게도 말고 맨 먼저 그대가 달려 와 님이 먹어서 해마다 첫 만남이 그대이게 하고 내 몸에 열린 가장 예쁜 열매 또한 누구에게도 말고 맨 먼저 그대가 발견하고 달려 와 님이 먹어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 그대 것 되게 하라. 나 죽으면 . . .
청계시집 <내가슴에 핀 꽃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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