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확인시스템' 완성 국과수 정낙은]
삼풍百 30구, 끝내 누군지 못밝혀… 동남아 쓰나미 때 기술의 한계 느껴
인터폴 시스템에 지문 추가 신형 개발… 최근 20개국 법의학자들에게 소개
1995년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간 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참 법의관 앞에 500구의 시신이 쏟아졌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서다. 그는 시신들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분투했지만, 30구의 시신은 끝내 가족에게 돌려보내지 못했다. 그는 '신원확인 체계를 확립해 다시는 가족에게조차 돌아가지 못하는 슬픈 시신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19년이 지난 2014년, 그는 '종합신원확인시스템(MIM·Mass ID Manager)'을 완성했다. 신원확인을 위한 여러 검사법, 즉 치과·유전자·지문 모듈이 탑재된 소프트웨어다. 신속하고 정확한 신원 분석이 가능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낙은(57) 수석법의관의 작품이다.
19년이 지난 2014년, 그는 '종합신원확인시스템(MIM·Mass ID Manager)'을 완성했다. 신원확인을 위한 여러 검사법, 즉 치과·유전자·지문 모듈이 탑재된 소프트웨어다. 신속하고 정확한 신원 분석이 가능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낙은(57) 수석법의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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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과수 정낙은 박사가 인천공항에서 외국 법의학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신원확인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사태 때 경험은 그의 결심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신원확인에서 최고라는 각 나라 법의학자들이 태국 푸껫으로 몰렸다. 정 법의관은 "나도 나름대로 최고라고 자부했었는데 막상 대참사 현장에 가니 기술의 한계를 느꼈다"며 "문서를 들고 뛰어다니며 신원확인하는 우리와 달리 유럽 나라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처리하더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발로 뛰어 한국인 시신 20구를 모두 정확히 찾아냈다.
당시 유럽의 신원확인팀이 쓴 프로그램은 인터폴이 제공하는 '종합신원확인시스템(Plass Data)'이었다. 1996년 덴마크가 개발한 것으로, 치아 모듈과 유전자 모듈을 확인하는 소프트웨어다. 다국적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실종자들의 생전 자료를 입력한 뒤, 시신에서 나온 각종 검사 결과를 입력해 신원을 확인해주는 시스템이다. 덴마크는 이를 20만유로(약 2억7000만원)에 판매해왔다. 한국도 구입하려 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 법의관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정부에 비용을 신청한 지 4년 만인 2011년 예산을 받으면서 작업은 본격화됐다. 프로그래머들과 국과수가 3년을 노력한 끝에 올해 한국판 '종합신원확인시스템'이 완성됐다. 인터폴의 그것보다도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정 법의관은 '한국인은 성인이 되면 누구나 지문을 채취하고, 보관된다'는 데 주목했다. 인터폴 시스템이 가진 치과 모듈과 유전자 모듈에 지문 모듈을 추가한 것. 그는 "삼풍백화점 참사 때 가족에게 돌려보내지 못한 30구의 시신이 평생 한이 돼 여기까지 왔다"며 "당시에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다면 조각난 시신들도 지문이나 유전자 정보를 통해 누군지 확인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신원확인 시스템은 지난 18일 인천공항의 모의항공시험장에 모인 아시아 20여 개국 법의학자 51명 앞에서 선을 보였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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