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하늘에 드리워진 그리움
藝香 도지현
끄느름해지는 하늘
그 끝자락에
붉게 물든 노을이
가년스러운 빛으로 머물면
저미듯 아파오는 가슴
하릴없는 하루가 또 지나가는데
가눌 수 없는 마음
조그마한 소리에도
기연가미연가하는 마음
툇마루에서 까치발로 서서 보아도
거무스레한 너울만 밀려오고
흐린 눈망울에 아른거리는
잡을 수 없는 그 모습
이제는 잊힐 만도 한데
하루가 어둑어둑해지기만 하면
무엇에라도 홀린 듯
밤이 이슥하도록 넋이 빠져있는데
(순 우리말 시)
* 가년스럽다: 어렵고 가난해 보여서 안쓰럽게 느껴지는 데가 있다
기연가미연가: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분명하지 않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