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송 달송

[스크랩] [탄허록] 꿈이란?

황령산산지기 2018. 12. 16. 09:57

꿈이란 정신이 노는 것

 

 

중국에 훤제(煊帝)라는 왕이 있었다.

하루는 꿈 풀이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훤제는 그가 얼마나 해몽을 잘하는지

시험해 보려고 한 가지 꿈을 지어 냈다.

만약 해몽가가 꿈 풀이를 억지로 할 것 같으면 혹세무민 죄를 덮어 씌워서 목을 칠 작정이었다.

 

네가 꿈 풀이를 잘한다고 하니 묻겠다. 간밤 내 꿈에 궁전 처마의 기왓장 하나가 난조(鸞鳥; 봉황새 종류)가 되어

날아가는 꿈을 꾸었는데 이것은 무슨 꿈인가?”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해몽가가 대답했다.

 

폐하, 큰일 났습니다. 지금 궁중에 참변이 일어났습니다.”

해몽가가 훤제의 꿈을 해몽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문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폐하, 아뢰옵니다.”

무슨 일이냐?”

지금 궁중에서 두 사람이 싸우다 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훤제는 기가 막혔다.

꾸며 낸 꿈으로 해몽가를 시험해 보려 한 것인데 어떻게 꾸며 낸 거짓 꿈까지 이렇게 잘 맞히는가.

훤제는 그만 놀라서 해몽가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계략을 털어놓았다.

 

네가 해몽을 잘한다고 해서 한번 시험해 보기 위해 꿈을 거짓으로 지어낸 것인데,

어떻게 귀신같이 그 꿈이 잘 맞을 수 있단 말이냐?”

그러자 해몽가가 말했다.

 

폐하, 꿈이란 정신이 노는 것입니다. 꿈속의 꿈만이 꿈이 아닙니다.

폐하가 한 생각을 일으키면 그것 또한 이미 꿈입니다.

한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꿈이 생겨나고, 꿈이 있으면 이 우주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우주의 주체는 무엇인가?

 

우주의 주체는 곧 우리의 한 생각이다.

만약 우리의 마음에서 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몸뚱이는 송장에 불과하고,

이 우주 또한 공각(空殼; 곡식이나 열매 따위의 빈 껍질)일 뿐이다.

 

[출처] 탄허록

 

출처 : 여민락(與民樂)
글쓴이 : 설촌(청주) 원글보기
메모 :